모바일 쇼핑 뜨자 택배 관련주 고공비행

by권소현 기자
2014.07.09 14:16:57

택배물량 증가..CJ대한통운·한진 두각
박스 재료 만드는 골판지업체도 강세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클릭 몇 번, 혹은 터치 몇 번으로 어떤 상품도 주문할 수 있는 세상’

성숙기에 접어든 온라인 쇼핑 산업이 모바일 쇼핑 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택배물량이 늘어나면서 택배업체는 물론이고 택배박스 제조업체들까지 실적개선 기대감에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9일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 1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0조46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6% 증가했다. 이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조8930억원으로 1년 전 1조1270억원에 비해 2.5배 늘었다.

작년 1분기에만 해도 월간 3000~4000억원 수준이었던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최근 1조원 수준까지 늘어 온라인 쇼핑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로 확대됐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통계청)
이에 따라 택배 물량도 증가세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물동량은 14억9500만 박스로 전년대비 6.3% 증가했고, 올해에는 16억6000만 박스로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 쇼핑 성장과 맞물린 택배 처리량 증가로 택배회사들의 실적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그동안 택배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택배 단가 경쟁적 인하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단가인하로 경쟁을 주도했던 우정사업본부가 연초 우체국 택배 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택배업계 치킨게임은 진정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우체국 택배가 오는 12일부터 토요일에는 쉬는 ‘주 5일 배송’을 시작한 것 역시 다른 택배업체에는 희소식이다. 택배물량 이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체국이 주 5일만 택배를 배송하기로 하면서 일부 민감한 화주들의 이탈이 예상된다”며 “이는 사실상 택배처리 능력 감축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우체국 택배의 시장 지배력은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000120)은 이 같은 기대감을 등에 업고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한때 14만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한진(002320) 역시 점유율 3위인 한진택배 사업부 덕에 연초 2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최근 3만8450원을 찍기도 했다. 이 역시 52주 신고가다. 이 밖에 비교적 부피가 큰 일반 화물 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한익스프레스(014130)도 이날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택배업체들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한몫 했다. 전자상거래가 고성장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페덱스(FedEX)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UPS와 유럽의 DHL, 일본 야마토 홀딩스 등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택배박스와 포장재를 만드는 업체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택배박스 재료로 쓰이는 골판지 제조업체들이 강세다. 신대양제지(016590)와 아세아제지(002310)는 최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동일제지(019300), 수출포장, 대림제지(017650) 등도 최근 연일 상승세다.

여기에 골판지 재료로 쓰이는 폐지 가격 하락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고지(폐지) 가격은 지난해 3분기 kg당 103원에서 올 1분기 88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4~5월 71원으로 더 떨어졌다. 이로 인해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동일제지 등 3사의 국내 고지 매입원가도 지난해 3분기 대비 평균 7.3% 낮아졌다.

최준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골판지 업체들의 주가는 국내 고지 가격 지수와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며 “최근 국내 고지 가격 하락으로 원지와 고지간 가격차이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