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회장 "우리금융 입찰 참여 가능성 없다"

by원정희 기자
2010.08.02 15:02:36

"비은행부문 M&A기회생기면 할 수도..기본은 자체 성장"
"카드 분사 후 마켓쉐어 경쟁 안한다...고객니즈 극대화"
"KB금융 주가 높았다.. 리딩뱅크 프리미엄때문"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지금으로선 우리금융 매각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KB금융의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사업다각화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선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 또한 남겼다.

어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KB금융(105560)이 어떻게 남의 회사를 흡수합병하겠다고 나서겠냐"며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과거에도 말씀드렸듯 건강해진 이후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6개월내 은행이 좋아지긴 힘들다"며 "3분기와 4분기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난 2분기에 적자를 감수하고 1조48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고 해서 클린뱅크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금융의 체질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다는 점과 M&A에 나설 상황도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또 "M&A를 얘기할때 반드시 주주가치 극대화를 언급했는데 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오를지, 은행의 미래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봐야 한다"며 "우리금융의 PBR은 1.1배이고, KB는 1.2배인 상황에서 주주이익 극대화에 얼마나 도움될지 모르겠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과거 은행은 예금에서 나오는 이자로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금융상품이 다각화 되고, 고객의 니즈도 다각화 돼 있어 사업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며 "이런 차원에서 추가 M&A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사업다각화를 위한 M&A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했다.

어 회장은 비은행 부문 M&A와 관련해 "과거 IB(투자은행)나 생명보험 등을 너무 비싸게 사서 KB의 주주가치를 떨어뜨린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본은 자체적인 성장전략에 의해 커나가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7~8개월 이후에 카드사가 분사되는데 이를 통해 경쟁을 치열하게 할 생각은 없다"며 "과거 10년 전에 카드사태를 겪었고, 심지어 LG그룹도 카드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리스크관리에 신경쓰면서 고객 니즈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카드사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B가 주거래인 곳이 신세계와 KT 두곳이 있다"며 "하나와 SK가 하고 있듯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해당 기업의 의견을 듣고 (카드 제휴 등에 대해) 결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어 회장은 또 그동안 KB의 주가가 낮았던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오히려 (KB금융위 주가가) 너무 높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수익률과 성장률이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높게 유지됐다는 것은 KB가 리딩뱅크로서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리딩뱅크를 유지하는게 중요하고, 가능한 이익을 많이 내서 배당성향 30%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과의 역할분담에 대해선 "은행 경영은 전적으로 민 행장에게 맡길 것"이라며 "그동안 은행 경영협의회에 참석했던 것은 행장 공백상태여서 조직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만 앞으론 가급적 참석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 부행장 인사에 대해서도 "3~4일이 지나면 부행장 인사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은행 인사는 전적으로 행장께 맡겼기 때문에 나중에 상의는 하겠지만 행장 의견을 존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