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04.09.17 17:47:39
[edaily 이학선기자] 채권수익률이 17일 미국 시장 강세와 추석 연휴를 앞둔 캐리수요로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음주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있지만 하반월 만기도래액 등을 감안, 장기물 선취매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스프레드를 볼 때 장기물에 대한 매력이 꾸준할 것이라는 예상도 강세 시도에 한 몫했다.
구태여 팔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재확인됐다. 상품계정 위주의 매매였지만, 채권을 사지 못한 곳에서는 다급함을 드러냈다. 장 후반 소폭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으나 매수세는 좀처럼 흔들리 않았다.
이날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대신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채권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경기가 느리게나마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물가상승도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며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까지 이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물가 부문에 집중하며 매수기조를 이어갔다.
오는 20일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예정돼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크게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 아니다. 하반월 만기도래액이 많아 채권을 사들일 실탄은 넉넉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국고채 3년물 4-5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하락한 3.56%를 기록했다. 한 때 3.55%까지 밀고 내려갔으나, 오후 들어 소폭 조정받았다. 국고4-1호는 3.54%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 4-4호는 3bp 하락한 3.73%였다. 국고채 10년물 4-3호는 4bp 하락한 4.14%로 거래를 마쳤다.
장내시장에서는 1조6000억원 정도가 거래됐다. 국고4-4호가 가장 많은 7400억원 정도 거래됐고, 국고4-5호가 20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국고4-1호는 1800억원 정도 거래됐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전날보다 1bp 하락한 3.56%였다. 지난달 31일 사상 최저 기록과 같은 수준이다. 국고채 5년물은 3bp 하락한 3.73%, 국고채 10년물은 4bp 하락한 4.15%로 마감했다.
통안채 2년물은 2bp 하락한 3.54%, 통안채 364일물은 1bp 하락한 3.50%였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AA-와 BBB-는 나란히 2bp 하락하며 4.06%, 8.48%로 고시됐다.
◇입찰 뒤 랠리 기대감..10년물 강세 `눈길`
장기물 위주의 하락이 돋보였다. 다음주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무사히 끝날 경우 또 한번 랠리를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다.
특히, 오는 30일 만기가 집중돼 이를 노린 선취매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추석연휴 기간을 포함해 30일에 유입되는 만기액은 무려 7조7358억원에 이른다. 근래에 보기 드문 자금유입인 셈.
10년물과 5년물 스프레드 볼 때 10년물의 경우 매수할 만한 매력이 있다는 점도 장기물 강세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3년물과 5년물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좁혀질 경우 10년물을 당기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박스권 전망..코멘트 리스크 유의해야"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지표금리의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다음주에도 이 같은 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삼성선물 최완석 팀장은 "이날은 추석을 앞둔 캐리 매수세가 언급되면서 3.5%대에서 안착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금리수준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시장은 향후 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를 희석시켜 나가는 분위기"라며 "밤사이 미국에서 금리가 많이 하락한 점도 심리적으로 추가 강세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최 팀장은 "다음주에도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좁은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표금리가 콜금리 밑으로는 내려가기 힘든 국면이지만, 콜금리 인하 기대감과 추석을 앞둔 캐리매수세로 하향 안정세를 꾀하려는 시도가 맞붙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정잭 당국자 발언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팀장은 "좁은 박스권 장이 예상되나 이헌재 부총리나 박승 총재의 발언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