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독일 물가 6.4%↑…ECB 금리 또 올릴까

by김정남 기자
2023.08.31 12:59:03

독일 CPI 상승률 6.4%…내달 ECB 결정 주목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유로존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웃돌았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 등에 따르면 이번달 독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ECB 기준을 따른 물가지수(HICP) 예비치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했다. 전월(6.5%) 대비 소폭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6.3%)는 웃돌았다. 특히 에너지 물가가 5.7%에서 8.3%로 큰 폭 뛰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5.5% 상승했다.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ECB 정책 목표치(2.0%)를 훌쩍 웃돌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AFP 제공)


독일뿐만 아니다. 스페인의 이번달 CPI는 2.6%로 전월(2.3%) 대비 올랐다. 3개월 만의 최고치다. 특히 근원물가는 6.1%까지 치솟았다. 스페인은 유로존 국가 중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근원물가를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유럽 대국들의 물가가 끈적한 모습을 보이면서 다음달 14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CB는 지난달까지 9회 연속 금리를 올렸는데, 또 인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ECB 금리는 4.25%다. 블룸버그는 “(주요국들의 물가가 높은 것은) ECB의 금리 인상 결정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등 ECB 내 매파들은 이미 추가 인상 신호를 보낸 상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오는 31일 나오는 유로존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물가 지표에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시장은 유로존 물가가 5%를 넘어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