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660원, 경유 1867원…가격차 200원 이상 벌어져
by윤종성 기자
2022.10.30 16:59:11
경유-휘발유 가격 역전, 4개월 이상 지속
"연말로 갈수록 가격 차 더 벌어질 수도"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며 경유와 휘발유 L(리터)당 평균 판매 가격 차이가 200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경유 수급난 해소가 요원한 데다, 연말로 갈수록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가격 경유와 휘발유간 가격 격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각각 1660.11원, 1867.15원을 각각 기록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207원 가량 비싸게 판매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경유보다 휘발유에 높은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경유보다 비싼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1월만 해도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635.22원으로, 경유(1453.53원)보다 180원가량 비쌌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5월 11일 경유 가격(1947.59원)이 휘발유(1946.11원)를 추월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의 일이다. 이후 가격이 엎치락뒤치락하다가 6월 13일부터 현재까지 4개월 넘게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역전 현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유 수급난의 영향이 크다. 유럽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차량이 많은데,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이동이 줄자 현지 정유업체들이 경유 생산을 줄였다. 경유 재고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경유 수급난은 더 심각해졌다.
정유업계는 당분간 가격 역전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OPEC 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으로 불안 심리가 자극되면서 가격 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경유 재고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근본적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아 연말로 갈수록 가격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