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썼으니 못알아보겠지?"…경찰, TOPIK 대리시험 일당 붙잡아

by정재훈 기자
2022.08.25 12:26:12

코로나19 여파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 확인 어려운점 이용해 범행
중국인 대리시험 의뢰자·브로커·응시자 등 14명 불구속입건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국가자격시험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하는 점을 악용해 한국어능력시험 대리 응시 브로커를 비롯한 중국인 의뢰인과 응시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중국 국적의 브로커 A씨와 시험에 대리 응시한 7명(중국인 6명, 한국인 1명), 대리 응시를 의뢰한 중국인 유학생 6명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어능력시험 고사장.(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지난 5월 15일 의정부 경민대학교에서 치러진 82회 한국어능력시험에 브로커를 통해 대리시험을 의뢰하고 시험을 치른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 6명은 졸업 및 학위 조건에 필요한 한국어능력시험 급수(4급 이상) 취득이 어려워지자 중국 구직사이트를 통해 브로커에게 5000위안(한화 약 100만 원)을 지급하고 대리시험을 의뢰했다.

브로커는 한국어능력시험 4급을 취득해 주면 40∼5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등 7명을 모집, 대리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이들은 최근 각종 자격증 시험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 시험 감독관이 응시생의 얼굴을 살피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했다.

이들의 범행은 시험 당일 응시자 확인 과정에서 시험의뢰자와 대리시험 응시자의 인상착의가 다르다는 점을 수상히 여긴 시험 감독관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은 대리응시 의뢰자 중 출국 정지 요청 중 이미 중국에 간 1명과 또 다른 브로커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국제 교류 활성화 등으로 인해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부정행위 시험이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 등 관련 기관에 응시자 신분확인 강화 및 교육 등 부정행위 차단을 위한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