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혼인건수 51년만에 최저…女초혼 31세 돌파

by임애신 기자
2022.03.17 12:00:00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코로나19 2년 차를 맞은 지난해 혼인건수가 역대 최저를 경신했다.

코로나로 결혼을 연기한 사람이 증가한 가운데 근본적으로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며 ‘결혼 적령기’라는 개념이 흐려진 영향이 크다. 여기에 지난해 급등한 부동산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며 결혼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결혼식장에 하객들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시·구청 및 읍·면사무소에 신고된 혼인건수는 19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

이는 10년 연속 감소다. 2011년 32만9087건 이후 꾸준히 감소하다 2016년(28만1635건)에는 30만건이 무너졌고 지난해에는 20만건마저 붕괴됐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이 감소한 것은 혼인을 많이 하는 연령층인 30대의 인구가 감소했고 미혼 남녀의 결혼 가치관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코로나로 결혼을 연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3.8건으로 1년새 0.4건 줄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조혼인율 역시 2011년(6.6명) 이후 10년 연속 감소다.

연령별 혼인율은 남자와 여자 모두 30대 초반에서 각각 42.1건, 40.8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 혼인율은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의미한다. 결혼을 미루는 여성이 줄며 지난해에는 30대 초반 여자(40.8%)의 혼인율이 20대 후반(38.2%)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1년 전과 비교해 혼인은 남자 30대 초반(-10.3%), 여자 20대 후반(-14.4%)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자료=통계청)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1.1세로 1년 전보다 0.1세, 0.3세씩 높아졌다. 초혼 부부의 평균 나이 차는 2.27세로 전년 대비 0.18세 줄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작은 차이다. 남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서울이 33.9세로 가장 높은 반면 충북이 32.7세로 가장 낮았다. 여자의 경우 서울이 31.9세로 가장 높고, 충남 30.2세로 가장 낮았다.



아울러 초혼 부부 10쌍 중 6쌍은 남자 연상(64.2%)이었고, 여자 연상(19.2%), 동갑(16.6%)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혼인감소는 남녀 나이 차가 클수록 컸다. 남자 1~2세 연상은 12.1% 감소했으나 10세 이상은 29.3% 급감했다. 여자 연상도 마찬가지다. 여자 연상 1~2세는 7.6% 감소한 데 그쳤으나 10세 이상은 9.6%나 줄었다.

시·도별로 조혼인율은 세종(4.5건), 경기(4.1건), 제주(4.0건) 순으로 높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전국 평균 조혼인율이 0.4% 감소한 가운데 세종(-0.9%)과 서울(-0.8%)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두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높아 내 집 마련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이 공통점이다.

국제결혼은 2년 연속 감소하며 11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14.6% 감소했다. 이는 2000년(11만605명)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감소폭은 코로나 첫해인 2020년(-35.1%)에 비해 줄었으나 두자릿수 감소를 이어갔다.

(자료=통계청)

외국인과의 결혼건수는 2005년 4만2356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해 2016년 2만591건까지 내려갔다가 2017년 2만835건, 2018년 2만2698건, 2019년 2만3643건 등 3년 연속 증가했지만 코로나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며 2년째 줄었다.

외국인 아내 국적은 중국(27.0%), 태국(17.7%), 베트남(14.7%) 순으로 많았으며, 외국인 남편은 미국(31.0%), 중국(18.9%), 베트남(10.7%)이 많았다.

지난해 국제결혼이 활발한 도시는 서울이었다. 전체 혼인 중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은 서울(8.0%)이 가장 높은 데 반해 세종(3.8%)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