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뉴딜펀드 통해 성장과실 국민과 공유하다
by김재은 기자
2021.03.30 11:03:18
전망 밝은 뉴딜분야 기업에 집중 투자
엄선한 사모펀드 운용사 노하우 향유 가능
손실률 제한적…분산투자로 안정성도 강화
[박제우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 한국성장금융이 주관하고 정부재정이 출자하는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가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화제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여건 변화에 대비해 디지털 및 그린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작년 7월 14일에 발표했다.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는 재정, 정책자금을 마중물로 뉴딜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뉴딜투자에 대한 성과를 일반 국민들과 공유하도록 설계, 출시됐다.
이번 국민참여정책형 뉴딜 공모펀드는 다음의 네 가지 이유에서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째, 성장 전망이 매우 밝은 뉴딜 분야 기업에 집중 투자하며 정부 정책의 수혜를 받아 향후 투자 환경 역시 우호적이기 때문에 펀드 투자 기간인 4년 동안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뉴딜 관련 ETF와 일반 펀드로 이미 상당한 자금이 유입되었을 정도로, 뉴딜 분야의 성장성에 이견이 없다. 뉴딜 분야는 크게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로 나누어지는데, 세부 영역을 보면 최근 주가 흐름이 좋은 로봇, 항공/우주, 에너지효율향상, 스마트팜, 친환경소비재, 맞춤형의료, 스마트헬스케어, 차세대 무선통신미디어, 실감형콘텐츠, 지능형데이터분석, 소프트웨어, 차세대반도체, 감성형 인터페이스, 객체탐지, 게임, 고부가서비스, 핀테크, 차세대동력장치, 바이오소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발전, 차세대치료 등 미래 유망 산업 분야가 총망라돼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뉴딜 분야의 성장이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정책 기조 하에 이번 펀드를 조성했다. 정부는 이번 펀드 출시 외에도 미래전환 뉴딜 10대 입법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으며, 지자체 주도형 뉴딜사업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또 올해 들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우리금융 등도 향후 4~10년 간 뉴딜 분야로 수십 조 원의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둘째, 전문성을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운용 능력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향유할 수 있다. 사모펀드 최소 투자 금액이 3억 원으로 상향된 상황에서, 이 펀드를 통해 가입 금액 제한 없이 소액으로도 유수의 사모펀드에 투자가 가능하다.
이 펀드가 편입하는 하위 사모펀드는 뉴딜 관련 상장기업의 지분(유상증자 등 신규 자금 유입 형태의 투자로 상장주식 매수 및 IPO 공모주 투자 제외) 및 메자닌(세컨더리 포함)과 뉴딜 관련 비상장기업의 지분(구주 포함) 및 메자닌(세컨더리 포함)에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의무 투자 비율을 준수해야 한다.
메자닌 투자가 하위 사모펀드의 주목적 투자이기 때문에, 이번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의 5개 공모운용사와 한국성장금융은 외부 평가 위원과 더불어 사모펀드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메자닌 투자는 채권 성격으로 만기 이자 수익률을 보장 받으면서도 주식 전환을 통해 주가 상승 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큰 장점을 지닌 반면, 투자금을 회수 못 받을 수 있는 신용 위험에 노출되기에 메자닌 발행사에 대한 체크와 이익 극대화 및 투자금 회수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 펀드는 국내 17개 메자닌 전문 운용사의 지원을 받아 약 2개월 동안 정량, 정성, 현장 실사, 구술 평가 등 총 4단계의 절차를 거쳐, 경영 안정성, 운용 규모, 운용 조직 및 인력, 운용 성과, 투자전략 및 수익률 제고 방안, 위험 관리 방안 등의 기준을 통해 총 9개의 최종 사모운용사를 엄선했다.
특히, 투명성 확보라는 선정 원칙 하에 펀드 선정이 끝난 이후 외부 감독 기관 지적을 받은 씨스퀘어자산운용을 한국성장금융과 공모운용사들의 만장일치 협의를 통해 선제적으로 제외하고, 차순위 운용사로 교체하는 신속한 대응을 하기도 하였다.
결과적으로, 최종 선정된 하위 사모운용사는 이미 소부장펀드의 하위 운용사로 검증을 받은 운용사와 최근 메자닌 투자에 있어 높은 역량을 보이고 있는 국내 유수의 메자닌 운용사들로 채워져, 향후 그들의 메자닌 투자에 있어서의 전문성이 동펀드의 높은 수익률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셋째, 사모펀드에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10개 사모펀드로의 분산투자와 사모운용사 준수 운용지침 제정을 통해 안정성이 크게 강화됐다.
이 펀드의 형태는 공모펀드로 사모투자재간접 유형이다. 사모투자재간접펀드는 사모펀드에 펀드 자산의 50%를 초과해 투자하며, 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비중은 20%이고, 피투자펀드 지분 중 최대로 취득할 수 있는 비중은 50%로 제한된다. 즉 사모펀드의 장점을 누리면서도 여러 운용사의 다양한 사모펀드로의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이는 큰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펀드는 이미 선정된 10개의 사모펀드를 동일 비중으로 편입하는데, 하위 사모펀드의 개수와 비중 방식뿐 아니라, 하위 사모펀드들의 주요 투자 대상과 운용 전략이 각각 상이하다는 점에서 분산투자효과를 노릴 수 있다. 즉, 비상장주식과 비상장메자닌에 특화된 사모운용사가 있는 반면 상장메자닌만 집중해서 운용하는 사모운용사도 존재한다.
10개 사모펀드의 투자대상을 합산해 보면, 상장기업이 약 64%, 비상장기업이 약 36%이며 메자닌이 약 76%, 주식이 약 24%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장메자닌 약 51%, 비상장메자닌 약 25%, 상장주식 약 13%, 비상장주식 약 11%로 균형감 있게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었다.
이 펀드의 하위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의 결성 취지에 맞게 신규로 설정돼 공모펀드 만기 2개월 전에 청산되는 펀드다. 그렇기 때문에 하위 사모펀드는 블라인드펀드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이 펀드의 결성 목적에 맞게 투자기간, 주목적투자비율, 유동성비율 등의 여러 준수사항과 제약조건들이 사모펀드의 규약과 자산운용 지침 확약서에 기재되어 있으며, 이는 공모펀드인 이 펀드의 만기 상환 보장 등을 위해 필요한 안정성을 크게 높이는 장치로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하위 사모운용사는 공모운용사와 한국성장금융에게 펀드기준가격, 펀드자산명세 등의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투자프로세스의 중요한 변화 및 운용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 등에 대해 수시로 보고를 해야 한다. 공모운용사와 한국성장금융은 하위 사모펀드의 준수 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를 시행한다.
넷째, 이번 하위 사모펀드는 차등 배분 구조로 공모펀드는 선순위 출자자에 해당되며, 사모펀드 전체 출자금 대비 정부 정책자금 출자 분 중 20%와 하위 사모운용사 출자 분 최소 1.5%는 후순위에 해당되기에, 각 사모펀드 별로 손실률 최소 21.5%까지 손실 인식이 없다.
하위 사모펀드는 공동으로 선정된 일반사무관리회사가 기준가격을 매일 산정하고, 선순위 투자자와 후순위 투자자의 손익 배분 구조 하에 선순위, 후순위 별 기준가격을 각각 달리 산정하며, 동펀드의 기준가격은 편입한 하위 펀드들의 선순위 기준가격을 편입 비중 감안하여 합산한 후, 매일 산정해 일 별로 발표한다.
이런 구조 하에서 하위 사모펀드의 손실 발생 시, 후순위 출자자인 정부 정책자금과 사모운용사가 출자 비율인 21.5%만큼 먼저 손실을 부담하게 된다. 실제로 하위 사모운용사 중 후순위 출자를 1.5%가 아니라 5%, 3% 등을 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손실 한정 수준은 평균적으로 22.4%까지 높아졌다
다시 말해, 하위 10개 사모펀드 모두가 만기 시 약 21.5%까지 손실이 났다 해도 이 펀드는 투자원금에서 공모 펀드보수 및 제반비용을 제외한 수준까지 손실률이 한정된다. 물론 차등 배분 펀드의 구조 상, 후순위의 손실 부담 시, 동펀드의 과표 기준가격은 보전 금액만큼 상승해 과세 대상이 된다.
좀 더 자세히 펀드의 손익 배분 구조를 살펴 보면, 사모펀드 손실 시 손실률 21.5%까지 수익률은 0%이고, 사모펀드 수익 시 수익률 15.7%까지는 후순위 수익률이 0%이라 이 펀드의 수익률은 20%가 된다. 그리고 사모펀드의 초과수익 기준수익률인 20%를 넘어가는 초과수익에 대해, 선순위인 동펀드는 초과 수익의 40%를 배분 받는다.
이렇듯 사모운용사는 결성금액의 최소 1.5% 이상을 자체적으로 후순위 출자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이 출자 지분은 펀드 손실 시 가장 먼저 손실을 부담하게 되기에 고유 자금 손실을 피하기 위해 안정적인 운용을 하면서도, 후순위 출자에 대한 대가인 기준수익률 20% 이상의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해 동펀드에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편, 2020년 2월 3일 설정된 소부장펀드의 하방 손실 한정 비율 32.4%와 비교하여, 이번 펀드가 손실 한정 비율이 약 10% 정도 줄어들어 상품 매력도가 다소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상장주식 투자 비율이 기존 소부장펀드가 약 44%인데 비해, 이 펀드는 13%로 크게 줄어 반드시 그렇다고만 볼 수는 없다. 현재 운용중인 소부장펀드의 연변동성이 약 12%인 점을 감안 시, 상장주식 비중이 소부장펀드 대비 약 3분의 1인 이 펀드의 연 변동성은 5~10%로 예상된다. 줄어든 변동성을 감안할 때, 이펀드의 하방 손실 방어 비율인 21.5%는 4년이라는 펀드 존속 기간을 고려해도 합리적으로 매력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위 사모펀드의 상장주식 투자 비중이 20%, ETF 투자 비중은 30%로 규약 상 제한돼 있기에, 펀드 변동성은 초기 예상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이번 펀드가 앞서 설명한 다양한 큰 장점에도 불구하고, 펀드 만기인 4년 동안 환매가 금지된 폐쇄형 상품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운용 시작 이후 1년 2개월이 채 안된 동일 유형의 소부장펀드가 현재 30% 남짓의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동 기간 중 코스피지수 연변동성이 3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진 상황에서도 10% 초반의 작은 연변동성으로 코스피지수 수익률 대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은, 위험 대비 기대수익률 차원에서 이번 펀드의 향후 전망을 매우 밝게 하는 근거가 됨과 동시에 최근 이 펀드의 인기 이유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펀드를 조성하고 운용할 운용역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정부가 재정으로 직접 참여하고 공모펀드의 편입 대상이 되는 사모운용사도 펀드 모집액 일부를 후순위로 공동 출자하며, 한국성장금융과 공모운용사 5개사가 펀드의 조성부터 만기 상환까지 함께 하는 구조여서 펀드의 안정성과 수익률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점이 뉴딜기업의 성장을 이루고 그 과실을 일반 국민과 공유한다는 이번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의 정부 의도를 잘 반영한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