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에 與野 없다"면서…訪中 평가, 막말·감정싸움으로(종합)

by유태환 기자
2017.12.17 18:51:40

與野 17일도 文대통령 방중 극과 극 평가 계속
홍준표 "習 알현…中대통령 출마 하려하느냐"
한국·국민 "외교참사" 강경화·노영민 사퇴 압박
與 "실리외교…국익 해 되는 발언 유감" 반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문화교류의 밤 행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내외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누차 강조하지만, 외교에 여야는 있을 수 없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평가를 논평하면서 야권을 향해 당부한 말이다.

자유한국당 역시 집권여당 시절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에 같은 발언을 쉼 없이 쏟아내는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같은 기조 자체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평소 정부와 여당을 향해 거친 발언을 망설이지 않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에는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강조해온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간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두고는 여야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막말을 주고받으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갈등이 치닫는 모양새다.

야권은 중국의 차관보급이 문 대통령을 영접하고 중국 고위층과 식사자리가 아닌 일반 식당에서 대통령이 ‘혼밥’을 하는 등 상황을 ‘외교참사’·‘굴욕외교’로 규정하면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노영민 주중대사의 사퇴까지 압박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야권의 비판을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면서 충분히 실리적인 이득을 거둔 방중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한 것은 홍 대표가 ‘알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다.

홍 대표는 지난 14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알현하러 가는 날”이라며 양국 정상회담 자체를 평가 절하했다.



이에 민주당은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금도를 넘은 망발”이라며 직접 반발에 나섰다.

홍 대표는 이같은 여권의 반발에도 ‘알현’ 발언 이틀 뒤 “문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혼자 서민식당에서 밥 먹은 것을 ‘중국 서민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갔다’고 그렇게 (청와대에서 해명을) 해 놨다”라며 “그래서 이 분이 다음에 중국 대통령으로 출마하려고 하는가 생각했다”고 수위 높은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당은 전날 장제원 수석대변인 명의 공식 논평을 통해서도 “문재인 정부는 ‘정유국치’(丁酉國恥·정유년에 일어난 치욕스러운 일이란 뜻으로 한일합병을 지칭하는 ‘경술국치’를 빗대어 한 말)로 기록될 이번 대중 굴욕에 대해 깊은 성찰과 함께 외교안보 정책을 재수립하고 인사를 전면 개편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제 문 대통령은 즉시 외교 안보라인 참모진 전체를 인적 쇄신해야 한다”라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노영민 주중대사를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 즉각 교체하시라”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역시 “방중 국빈방문은 총체적 외교참사다. 외교부 장관과 주중대사를 경질하라”며 한국당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박 수석대변인은 “일부 야당에서 이번 방중성과를 당리당략으로 접근하면서 오히려 국익에 해가 되는 발언마저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야권의 문제 제기를 일축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도 “시진핑 주석이 처음부터 (사드 문제 등에 있어서) 항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충분히 실리외교를 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