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정치 초짜, 일리노이 주지사 공화당 후보 선출

by염지현 기자
2014.03.20 14:45:53

재정난 심각 일리노이, 경제살리기로 표몰이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억만장자 벤처사업가지만 정치 경험이 없는 정치초짜가 미국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공화당 후보로 선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루스 로너(Bruce Rauner·57·사진)는 19일 실시된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득표율 43.2%를 기록하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유력 후보였던 커크 딜라드 주 상원의원은 40.4%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로너 후보는 오는 11월 선거에서 현재 일리노이 주지사 팻 퀸(민주)과 치열한 한판승을 벌일 전망이다.

로너는 시카고에 기반을 둔 사모펀드 기업 ‘GTCR’ 회장을 거쳐 ‘R8 캐피털 파트너스’(R8 Capital Partners)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작년 한 해동안 벌어들인 돈만 총 5300만달러(약 565억원)이며 이번 선거에만 600만달러의 사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스 로너(사진=폴리티코)
로너는 현재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일리노이 주에 기업 경영 방식을 도입해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밝혀



보수 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을 끌어 모았다.

또 재산이 많은 기업인 출신인 그는 민주계 정치인들의 실정을 부각시키는 캠페인 광고를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밖에도 유력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이 선거 직전 로너를 공개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것도 정치적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로너는 선거 과정 중 지나친 친(親)기업 스타일을 내비쳐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그는 최저임금을 낮춰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리노이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현재 8.25달러인 일리노이주 시간당 최저임금을 연방정부 수준인 7.25달러로 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가 역풍을 맞아 이를 철회했다.

로너는 최저임금 삭감 사건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오히려 민주당이 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며 계급투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기업을 번영의 원천으로 인정해야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