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연료효율성 더 나빠졌다

by김현동 기자
2005.07.28 15:54:14

美 EPA 보고서 `닛산·현대·폭스바겐 연료효율성 낮아져`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오르는 등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0년간 자동차의 연료 효율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연료 효율성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연료효율성은 지난 1980년대 후반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엔진 기술이 크게 개선되면서 자동차의 속도는 전보다 훨씬 빨라졌지만,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과 SUV류의 픽업 트럭 판매가 늘어나면서 연료 효율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2004년식 승용차 및 트럭은 1갤런당 평균 20.8마일을 주행하는데 그쳐, 1980년대 후반에 판매된 차량의 주행거리 1갤런당 평균 22.1마일에 비해 연료 효율성이 약 6% 하락했다.

보고서는 또 환경보호론자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하곤 하는 제너럴 모터스(GM)과 포드 차량외에 닛산, 현대, 폭스스바겐의 연료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닛산과 현대차, 폭스스바겐의 2004년식 차량의 평균 주행거리는 갤런당 최소 0.5마일로 추락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대해 신문은 닛산이 지난해 타이탄, 아마다 같은 대형 픽업 트럭을 새롭게 판매하기 시작했고, 현대차(005380)의 경우도 SUV 판매를 늘린 것이 연료 효율성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평가결과가 실린 8개 자동차 회사들 중 연료 효율성이 개선된 업체는 GM, 도요타, 혼다 등 3곳뿐이었다.

한편, NYT는 EPA가 연례보고서 발표 시점을 27일에서 다음주로 연기한 것은 의회의 에너지 법안 통과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보도했다.

의회의 최종 표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에너지 법안은 하이브리드 차량과 고품질 디젤엔진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등 연료 효율성을 개선하는데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