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北귀순병 수술장면 독점공개..이국종 "깨진 항아리 같았다"

by김민정 기자
2017.12.05 11:22:29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지난달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에 대한 외신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 병사를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의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은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는 북한 병사가 귀순한 직후 생사의 갈림길에서 응급수술을 받는 긴박한 순간을 담은 영상을 독점 공개했다. 이 영상은 군 당국의 허가를 거쳐 이 교수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미군 헬기가 아주대 헬리패드(헬기착륙장)에 도착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미군과 의료진은 담요와 보호대로 싸인 북한 병사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달린다.

10여 명의 의료진이 병사를 곧바로 수술대로 옮겨 뉘었지만, 이미 절반 이상 빠져나간 과다 출혈로 그의 상태는 치명적이었다.

수술실에서 5시간 이상 수술이 진행됐고, 이 교수가 병사의 장기에서 거대한 기생충을 제거하는 모습도 그대로 영상에 담겼다.

CNN은 이런 이 교수에 대해 “귀순병사는 이 교수를 만나 살 수 있었다”며 세계적 권위자라고 극찬했다.



(사진=미국 CNN 영상 캡처)
이어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북한 병사의 상태는 깨진 항아리 같았다. (피를 너무 흘려서) 충분히 수혈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수술대에서는 바이털 사인이 너무 불안정해서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가 살아난 건 기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귀순병사의 몸속에서 다수의 기생충을 발견했고 제거된 기생충의 일부는 27㎝에 달했다”면서 “20여 년의 의사 생활동안 경험치 못했던 복잡한 상황이었다”고 기생충에 따른 회복력 저하를 우려했음을 밝혔다.

병사는 의식을 되찾자마자 자신이 있는 곳이 아직 북한인지 걱정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병사가 여기가 진짜 남한 맞아요? 라고 묻기에 제가 저 태극기를 한번 보라고 대답해줬죠”라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번 사건 이후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와 관심에 대해 “사람들은 제가 나라를 자랑스럽다고 여겨서 이 병사를 살리려는 이유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완전히 틀렸다. 여기서 보듯 우리는 매일 우리 일을 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CNN은 이 교수를 “미국 샌 디에이고에서 훈련을 받은 출중한 실력의 외과 의사”라며 “이 교수가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갈 뿐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고 있다”고 그의 헌신에 거듭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