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나원식 기자
2013.12.11 14:07:44
금융당국, 해당 은행에 ''자체점검'' 지시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고객 대출 정보가 다량 유출돼 관계자들이 검찰에 구속됐다. 동양그룹 사태와 국민은행 비리 의혹에 이어 금융권에서 또 한 번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금융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해당 은행에 자체점검을 지시하는 등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한 직원과 SC은행 수탁업체 직원이 13만건(SC 10만건, 씨티 3만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해 창원지검 특수부가 이들을 금융실명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는 은행권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해당 은행들은 이번 사고를 자체 점검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자 등을 금융당국에 보고할 예정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관련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고객 정보 보호는 최우선 순위로,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SC은행 관계자도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은행 내부 조사도 벌이고 있다”며 “유출경로 내역 등 자세한 사항은 조사가 끝나봐야 정확하게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동양그룹 사태와 국민은행 횡령 사건에 이어 또 한 번 대형 사고가 터져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앞서 한화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에서도 지난 5월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터졌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사고가 발생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두로만 보고받아 정확한 경위를 자체조사해 보고하라고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추이에 따라 은행권 고객정보 보호에 대한 고강도 조사도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9월 ‘금융회사 개인정보 처리시 유의사항’을 마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시 CEO 및 임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책임을 강화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