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부모·자녀 부양부담 늘었다

by신상건 기자
2013.05.02 15:16:00

메트라이프·서울대, 2차 베이비부머 연구보고서 발표
은퇴 후 준비 재정상태도 악화…4명중 1명 양육 참여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지난 2년 사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부모와 자녀에 대한 부양부담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은퇴 후 삶을 위한 준비하기 위한 재정 상태도 더 나빠졌다.

메트라이프생명과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는 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차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베이비부머 대부분이 부모나 자녀의 부양 의무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8세 이상 성인 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 80%가 성인 자녀와 동거하고 있고, 이들 자녀의 평균 연령은 20대 중반으로 취업비율은 35%에 불과했다. 비동거 손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 4명 중 1명은 양육에 참여하고, 일주일 평균 43시간을 자녀 양육에 사용하고 있었다.

금액 기준으로 자녀 대학등록금이 연평균 919만원에서 1013만원, 자녀 유학비용이 1547만원에서 1920만원으로 늘었다. 자녀 결혼에 드는 비용도 3329만원에서 3906만원으로 17.3% 증가했다.



또 베이비부머 71%가 부모세대가 생존해 있는데 이 중 10% 정도는 노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68%는 노부모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고, 43%는 지난 2년간 노부모의 간병이 필요한 상황을 경험했다.

2010년보다 소득은 줄었지만, 베이비부머 가계의 자녀 관련 비용 지출과 보건의료비 지출은 크게 늘었다. 자녀 양육과 교육비 지출은 27% 늘었고 보건의료비도 11% 증가했다. 여가비용 지출은 14% 감소했다.

은퇴 후 삶을 대비한 경제적인 준비도 취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연금 가입률은 2년 사이 44%에서 38%, 보험은 82%에서 77%로 줄었다. 예금과 적금도 69%에서 64%, 부동산 투자도 50%에서 24%로 감소했다.

베이비부머 중 공적과 기업개인연금 등 3층 노후소득보장체계를 모두 갖춘 비율도 14%에 불과했다. 은퇴 후 생활비 충당을 위한 저축과 금융투자 역시 충분하거나 차질없이 준비하는 비율도 21%로 대부분 미흡하거나 준비 계획 자체가 없었다. 또 은퇴자들의 45%가 은퇴 후 삶이 이전만 못하다고 평가했고, 은퇴 후 삶이 더 좋아졌다는 비율은 12%에 그쳤다.

한경혜 서울대학교 교수(사진)는 “높은 실업률 등 거시지표 상으로 나타나는 우리나라 사회의 모습 속에 투과된 지난 2년간 베이비부머의 삶이 그리 녹록치 않았다”며 “이들 삶의 변화의 방향성이 다소 희망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개선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