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기획]①채권형 아니면 인덱스

by권소현 기자
2013.01.21 15:10:17

작년 국내외 채권형펀드 돈몰이
.레버리지 덕에 인덱스도 인기
교보악사·KB·NH-CA로 자금 유입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지난해 펀드 시장은 줄줄이 이어진 자금유출로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그 와중에도 돈을 끌어모은 펀드는 있었다. 바로 국내외 채권형 펀드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높아지면서 채권형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그 와중에 리스크는 다소 높지만 수익률도 높은 유형이 주목을 받았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ETF를 제외한 주식형 펀드에서 6조4130억원이 유출됐고, 해외 주식펀드에서도 4조2406억원 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올라 2000선에 근접하면 환매에 나서고, 1900선 밑으로 떨어지면 돈을 넣는 패턴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는 환매가 우세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로는 대거 돈이 몰렸다. 국내 채권펀드로는 1조3917억원 유입됐고, 해외 채권펀드로 3조894억원 들어왔다.

채권형 펀드 내에서도 유형별로 엇갈렸다. 안전자산을 원하면서도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유형을 찾았던 것. 국내 채권펀드에서는 만기가 짧아 리스크가 낮은 초단기채권에서 322억원 빠진 반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중기채권으로는 8447억원 들어왔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작년 금리하락 전망이 높은 가운데 중장기채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채권 만기별 수익률 곡선이 완만해졌다”며 “이에 따라 단기보다는 중장기 채권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채권펀드도 마찬가지다. 고위험 고수익 채권인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로 1조원이 넘게 들어왔다.

주식형 펀드에서는 전반적으로 자금이 이탈했지만 그중에서도 돈이 몰린 유형은 있었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각각 4554억원, 2조7487억원 유입된 것. 중소형주식 펀드로도 규모는 599억원으로 크지 않았지만 돈이 들어왔다.

증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성장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시가 오를때 1.3배~2.2배 성과를 낼 수 있는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가 주목받으면서 자금을 불러모았다.

실제 수익률 면에서도 작년 한 해 주식형 펀드 중에서 인덱스펀드가 11.37%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반면 액티브 펀드가 속해 있는 일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6.36%로 유형 중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인덱스에 강한 교보악사자산운용, 가치주와 중소형주 펀드에서 높은 수익률을 낸 KB자산운용, 업계 처음으로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를 처음 출시한 NH-CA자산운용 등은 펀드 시장 불황에도 돈을 끌어모았다.

김후정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약해지고 비과세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지면서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