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시중 유동성 전월比 9.1조↓, 한달 만에 감소 전환

by하상렬 기자
2023.05.12 12:00:00

한국은행, 3월 통화 및 유동성 발표
기업 수요로 금전신탁↓…역대 3번째 감소폭
수신금리 하락에 정기예·적금 증가폭 축소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배당 이슈에 따른 기업 자금 수요 등에 따라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지며 시중 유동성이 한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사진=이데일리DB
1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3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3월 광의통화(M2, 계절조정계열·평균잔액)는 3810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1000억원, 0.2% 감소했다. 올 1월(-0.1%) 감소하며 2013년 8월(-0.1%)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가 2월(0.3%) 반등했지만, 한달 만에 다시 감소한 것이다. 전년동월비론 3.8% 증가해 직전월(4.1%)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2021년 12월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세 둔화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M2는 현금통화,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M1(협의통화)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MMF, 수익증권 등을 말한다.

법인 자금수요가 늘며 금전신탁에서 8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해당 감소액은 역대 3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 예금에서도 유동성이 4조1000억원 감소했다. 정기예·적금에선 4조2000억원 자금이 증가했지만, 전월(6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수신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이는 2021년 5월(4조원) 이후 최소 증가폭이다. 반면 머니마켓펀드(MMF)로는 1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사 등 기타 금융기관 쪽에서 자금 수요가 있어 금전신탁이 두드러지게 감소하면서 유동성 감소를 이끌었다”며 “계절 조정 계열리다 보니 계절성이 상당 부분 누그러뜨려 졌지만, 4월 배당 지급을 위한 자금 준비 등 분기말 자금 수요가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직전월에 비해 뚜렷한 자금 흐름 특징이 없어,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도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8조9000억원 유동성이 증가했다. 기타 부문도 지방교부금 등이 늘어나면서 5조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기타 금융기관은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기업은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각각 17조8000억원, 11조8000억원 감소했다.

통화 및 유동성 지표 증감율 추이.(자료=한국은행)
M1(협의통화·계절조정계열)은 1191조4000억원으로 요구불예금 등 결제성 예금이 줄어 전월비 6조원, 0.5% 감소했다. 작년 6월(-0.4%) 이후 10개월째 감소세다. 전년동월비로는 13.0% 감소했다. 7개월 연속 감소다.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평잔)은 전월비 26조1000억원(0.4%) 증가했다.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포함한 광의 유동성(L·말잔)은 0.4% 증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Lf는 전년동월비 4.0% 증가, 10개월만에 직전월(3.2%)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L은 4.5% 증가했다. 석달째 4%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