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보다 늦게 안 경찰청장 “이태원참사 모른 채 밤11시 취침”

by황병서 기자
2022.11.04 12:24:15

경찰청, 이태원참사 당일 윤희근 행적 공개
당일 충북 지역 방문
오후 11시32분 첫 보고문자 왔지만 놓쳐
이튿날 자정 넘어서야 보고 받아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치안 총 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충청북도를 방문해 밤11시까지도 사고 사실을 알지 못하다 잠자리에 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취침 후에야 사고 보고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받았지만 놓쳐, 이튿날 자정 넘어서 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사진=뉴스1)
경찰청은 4일 윤 청장의 지난달 29일 행적을 공개했다. 경찰청은 “이태원 사고 당시 경찰청장은 휴일을 맞아 국정감사 등으로 미뤄온 개인 일정으로 충북지역을 방문해 오후 11시경 취침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29일 오후 11시32분 상황담당관으로부터 서울 용산 이태원 일대 인명 사상 사고 발생 문자를 수신했으나 확인하지 못했고, 오후 11시52분 상황담당관이 전화를 했으나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시작된 건 당일 오후 10시 15분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11시 1분 소방청 직보로 사고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비슷한 시각 윤 청장은 경찰 내부에서도 아무 보고를 받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든 셈이다.

윤 청장이 연락을 받지 않자, 서울경찰청 상황실은 지난달 30일 0시2분 경찰청 상황실로 상황보고를 했다. 이로부터 12분이 지난 오전 0시 14분 윤 청장은 상황담당관 전화통화를 통해 상황 보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청장은 그로부터 5분이 지난 0시 19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총력대응 등 전화 긴급지시를 내렸다.

경찰청은 “상황보고서 등을 통해 확인한 시간이며 향후 정식조사 등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특별수사본부와 특별감찰팀을 운영하며,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태원 사고와 관련, 윤 청장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단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수본 관계자는 윤 청장 수사와 관련해 “전제를 두고 수사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10.29. 23:00 충북 지역 방문 및 취침

-10.29. 23:32 상황담당관으로부터 서울 용산 이태원 일대 인명 사상 사고 발생 문자 수신(미확인)

-10.29. 23:52 상황담당관 부재중 전화(10.30. 00:02 서울청 상황실에서 경찰청 상황실로 상황보고)

-10.30. 00:14 상황담당관 전화통화를 통해 상황 보고를 받음

-10.30. 00:19 서울경찰청장에게 총력대응 등 전화 긴급지시

-10.30. 02:30 대통령 주재 회의 화상참석 및 경찰청 지휘부 회의 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