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재난지원금 10% 비트코인·주식에"…투자액 45兆 추산

by이정훈 기자
2021.03.16 11:15:21

미즈호증권, 미국인 235명 설문조사…평균 10% 투자 계획
재난지원금 3800억달러 중 주식·비트코인 투자 400억달러
비트코인 신규투자 유입 27조원 이를 듯…시총 2~3% 수준
"주식보다 비트코인 선호…선호주식은 스퀘어·페이팔 등"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정부로부터 1인당 1400달러(원화 약 160만원)씩의 현금을 받게 되는 미국인들이 그 지원금 중 10% 정도를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중에서 가상자산시장에 투자될 신규 자금은 240억달러(원화 약 27조2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됐다.



15일(현지시간)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미즈호금융그룹 산하의 미즈호증권이 연 소득 15만달러 이하로, 1400달러 지원금을 받게 되는 2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은 지원금의 평균 10% 정도를 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설문 대상자 235명 가운데 200명은 “앞으로 며칠 내로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5명 중 2명 꼴로 “이를 투자 목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들은 “주식보다는 비트코인 투자를 더 선호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1조9000억달러의 코로나19 재정부양금 중 전 국민 직접 지원금은 3800억달러 수준인 만큼 미국인들이 받게 되는 지원금 중 10% 남짓을 투자한다면 400억달러가 이들 위험자산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 댄 돌레브 미즈호증권 이사는 “이 400억달러 가운데 60% 정도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투자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이럴 경우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 1조1000억달러의 2~3% 정도가 신규 투자금으로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스퀘어와 페이팔, 마스터카드, 비자 등 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관련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사겠다고 답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작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인들에게 1200달러와 600달러씩의 현금 지원을 제공한 바 있는데, 이 지원금 중 상당액이 가상자산시장에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년 4월 중순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원금 지급 이후 코인베이스 거래소에 1200달러를 예치하는 계좌 개설이 급증했다”며 이 자금이 정부 지원금일 것으로 봤다.

특히 이번에는 연봉 7만5000달러 이하인 미국인들은 1400달러를 받을 수 있고, 1년에 15만달러 이하를 버는 부부라면 합산해 2800달러까지 받게 된다. 두 자녀를 둔 4인 가구 부부는 최대 5600달러까지 지원금을 받게 되는 셈이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더 큰 편이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주식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데이빗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부문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가계들이 이런 지원금을 활용해 주식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아마 올해 말이 되는 가계가 투자하는 가장 큰 수요처는 주식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