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가동률 절반' 부산서 응급환자 사망…13곳 전화에도 "인력 없다"

by장영락 기자
2020.08.28 11:13:15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에 들어간 가운데 부산에서 약물을 마신 40대 남성이 응급처치를 받을 병원을 찾다가 결국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11시23분쯤 부산 북구에서 40대 A씨가 약물을 마셔 위독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A씨는 음주단속에 적발된 뒤 경찰서로 임의동행 중 집에 갈 것을 요청한 뒤 갑자기 약물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서울 중랑구 봉화산역 출구 앞에서 서울의료원 전공의협의회가 ‘4대악 의료 정책 전면 철회 촉구’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9 구급대원은 A씨 위세척 등 응급처치를 해 줄 병원을 찾았으나 대부분의 병원에서 전문의가 없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A씨는 결국 심정지 상태에 이르러 북구 한 병원에서 처치를 받아 심장 박동은 회복했다. 그러나 약물중독 증세가 이어져 치료 병원을 찾았으나 이번에도 치료 인력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119에 따르면 1시간 20분 동안 부산, 경남지역 대학병원 6곳, 2차 의료기관 7곳에 20여차례 이송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치료인력이 없다는 답만 받았다.

27일 오전 1시 소방방재청을 통해 A씨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확인해 부산이 아닌 울산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그러나 길에서 3시간이나 허비를 한 탓에 A씨는 중태에 빠졌고,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던 중 27일 오후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A씨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의협 총파업 사흘째인 28일 부산지역 대학병원 응급실 가동률은 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의 경우 240명 전공의 가운데 200여명이 전공의파업에 동참해 응급실 가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병원 전체 수술 건수 역시 평년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으며, 일부 진료과는 신규 진료도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대병원 역시 120여명 전공의가 파업에 들어가면 응급실 가동률은 50% 정도로 줄었다.

집단휴진에 참여한 부산지역 전공의는 모두 770명으로 전체 전공의 84.3%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