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정태 기자
2009.10.26 16:58:28
독감환자 70%는 `신종플루`..학교 870곳서 집단환자 발생
복지부, 항바이러스제 투약지침 변경
대통령 "긴장 늦추지 말되, 과도한 불안감 방지"
[이데일리 문정태기자] 신종플루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독감환자의 70%가 신종플루 환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하루 평균 4228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의 확산이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고, 초등학교 학생 2명이 사망하는 등 사정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에 따라 보건당국이 고위험군 여부와 무관하게 급성 호급기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투약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42째주(10월11일~17일)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및 실험실 감시결과, 전체 323건중 129건에서 호흡기 바이러스가 분리돼 `호흡기 양성률`이 40%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호흡기 양성률`이란 독감 감염여부를 표시하는 수치로, 검사 대상의 40%가 독감환자라는 게 복지부 발표 의미다.
특히, 전체 독감발병 케이스 129건중 92건(71.3%)에서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돼 독감환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신종플루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증 입원환자는 24일 현재 22명이며 항바이러스제의 하루 평균 투약 건수는 1만5738건에 이르고 있다. 학교 870곳을 비롯한 집단 발생 기관 수도 878곳(전주 356곳)에 달하는 등 신종플루 발생은 뚜렷하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지역 초등학생 2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후 치료를 받던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독감환자의 70% 정도가 신종플루 환자로 확인됐지만, 미국에서는 99.8%가 신종플루 환자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주 하루 평균 422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며 "이 가운데 22명이 중증 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자 보건당국은 치료제의 투약지침을 긴급하게 변경했다. 일선 의료기관에 신속한 진료와 대응을 위해 위험군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급성·열성 호흡기질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라는 주문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폐렴 등의 질환이 있어야 처방이 가능했지만, 오늘부터는 의심환자는 누구나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며 "여기에 처방되는 약에 대해서는 어떠한 불이익도 없으니, 의료인들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위기단계의 격상이나 일선 학교의 휴학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은 시험(11월12일)이 끝난 이후에나 접종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미국의 `신종플루 국가비상 상태` 선언은 신종플루 환자용 진료소 설치, 병상확보 등의 조치사항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이러한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으며, 재난단계 격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 수험생에 대한 조치와 관련, 이 관계자는 "현재 18세 미만에 대한 백신 허가는 11월 초가 돼야 결정될 예정"이라며 "허가 후 검증과정이 필요하므로 실제 접종은 11월 중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신종플루와 관련, 관계 당국에 "긴장을 늦추지 말되 필요이상으로 불안감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신종플루 백신을 특별히 먼저 맞지 않을 것으며, 과도한 불안감을 경계하면서 현장 우선의 접종을 실시하라"며 "수능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강구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