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경제 하강국면 아냐…내년에 민간소비 회복 가속"

by장영은 기자
2024.10.17 10:47:55

"내수 주로 반영하는 동행지수 하락세지만 GDP 봐야"
"韓 경제, 지난해 2분기 바닥 찍고 경기회복 국면"
"민간소비, 내년엔 GDP보다 더 높은 증가율 보일 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가 현재 회복 국면에 있다면서, 앞으로 양호한 수출과 내수 회복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근 일각에서 내수 부진과 수출에 대한 우려 등을 바탕으로 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중에 나온 진단이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에 돌입한 지난 8월 초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16일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엇갈린 경제신호 속 경기방향 찾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 경제상황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가 경기 순환 중 어느 국면에 놓여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경기상황은 이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국내총생산(GDP)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고 짚었다.

현재 우리 경제가 하강 국면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는 주장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이하 동행지수)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 상황 전체보단 내수 경기를 주로 반영하는 특징이 있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송병호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동행지수는 7개 세부지표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은 내수 상황은 직접 반영하고 있으나 수출 경기는 광공업생산이나 수입액을 통해 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최근과 같이 수출 호조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그 영향이 여타 부문으로 원활히 파급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실제 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외에도 투자가 포함된다면서 “최근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투자의 부진, 특히 재고투자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 소비는 완만하긴 해도 회복흐름을 이어왔으며 성장에도 플러스 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





GDP 순환변동치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경제는 지난해 2분기에 바닥을 찍고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송 차장은 “GDP 성장률로 봐도 현 경기는 회복 국면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성장 흐름도 회복세를 보이거니와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2.8%의 성장률을 경기침체를 나타내는 성적표라고 말하기 더더욱 어렵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1.0%, 하반기 1.7%, 올해 상반기 2.8%를 각각 기록했다.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되면서 균형적인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의 경우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재개함에 따라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예상이다. 민간소비는 생활물가 둔화와 임금 상승폭 증가로 개선세가 확대되고, 설비투자의 경우 IT 경기호조와 기업의 투자여력 개선에 힘입어 반등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의 감소세와 사회간접자본(SOC0)투자 부진에 따라 하방 리스크가 다소 크다고 봤다.



내년에는 내수를 중심으로 한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물가안정과 금리 인하에 힘입어 민간소비 회복세가 가속화하면서 내년 GDP 성장률보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차장은 “설비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과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증액에 따라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전체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건설투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하반기 이후에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에 대해서는 대외 변수로 인해 내년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는 “그동안 높은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율은 낮아질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단, △미국 대선 결과의 영향 △중동사태 전개양상 △중국 경기부양 효과 △글로벌 IT경기 향방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