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6.10.11 11:02:00
(상보)“파업으로 수출·생산 부진..장기화되면 경기회복세 제약”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자동차 등 일부 업계의 파업이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미약한 경기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갤럭시 노트7’ 생산·판매 중단 여파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2016년 10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경제는 소비·투자 등 내수가 다소 반등했으나, 자동차 파업 영향 등으로 수출·생산이 부진하며 경기회복세가 공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와 투자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8월 소매판매는 폭염과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지원,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가전·휴대폰 등 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중심으로 전월 대비 2.0% 증가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과 석유류 하락폭 축소 등으로 인해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이 0.4%에서 1.2%로 확대됐다.
8월 설비투자는 대규모 반도체 설비가 도입된 데 힘입어 전월보다 14.0%, 건설투자는 민간 주택건설 호조를 발판삼아 3.2% 각각 늘었다.
반면, 생산과 수출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8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2.4% 감소했다. 현대자동차(005380) 등의 파업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17.7% 줄어든 영향이 컸다. 공장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3.4%포인트나 떨어진 70.4%로 내려갔다.
9월 수출은 자동차 업계 파업,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리콜, 추석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5.9%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수출은 최장기간 ‘마이너스’ 행진을 넘추고 20개월 만에 반등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고꾸라졌다.
고용의 경우 농림어업·건설업 등의 여건 개선으로 인해 8월 취업자 증가폭이 29만8000명에서 38만7000명으로 반등했지만,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고용은 악화됐다.
4분기 전망도 밝지 못하다. 자동차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물류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글로벌 판매 중단 결정도 변수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 중 2%, 산업생산의 2.4%가 휴대폰의 비중이고, 휴대폰의 60%는 삼성전자가 생산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 대선과 금리 인상 가능성,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부 업계의 파업 장기화 등이 경기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 및 국내외 경기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예산 집행률 제고, 지자체 추경 규모 확대 등 추가 재정보강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