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함정선 기자
2014.02.05 14:36:28
한진해운 한진그룹 품에..관련 주가 급등
한진해운 실적 악화 전망은 그대로..오히려 한진그룹 부담 늘어날까 우려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최은영 회장이 결국 한진해운을 포기하고 한진그룹에 해운업을 넘기기로 했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한진해운이 한진그룹 품에 안기면 재무구조 개선,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진해운(117930)은 전일 대비 6.73%가 올랐고, 한진해운홀딩스(000700)도 8.91% 상승했다. 한진해운을 품게 된 한진(002320)그룹도 1.36%, 대한항공(003490)도 3.78% 상승을 보였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주요 사업인 해운업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에 모두 넘기고 물류 쪽 일부 계열사만 맡기로 했다. 업황 불황과 늘어나는 차입금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한진해운을 한진그룹에 넘겨 한진해운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다.
물론 한진해운이 그나마 유동성이 양호한 한진그룹으로 이동한다는 점은 분명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증권가 일부에서는 이같은 반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진해운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바뀌는 것은 아닌데다 자칫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으로 자리를 옮겨도 해운업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 전망은 바뀌지 않는다. 해운업은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동맹이 강화되고, 가격 경쟁이 심화하며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재무적으로 체력이 약해진 한진해운은 선박 대형화에도 참여하지 못해 앞으로 실적을 크게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최 회장이 한진해운을 한진그룹에 넘길 것이라는 것은 이미 시장이 예상했던 일이다. 한진해운이 약 5000억원에 이르는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기로 한 것도 변하지 않았다. 강성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미 이같은 그림이 지난해 말 결정됐다”며 “한진그룹이 새로운 지원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한진해운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크레디트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재무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한진해운의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대한항공이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1000억원을 지원했고, 4000억원도 추가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한항공 역시 재무적으로 양호한 상황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게다가 해운업과 항공업은 변동성이 커 대한항공의 실적 개선을 확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을 품고 대한항공이 함께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며 “해운과 항공 두 분야의 변동성을 한진그룹이 다 떠안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