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의 ‘새 블루칩’…‘블루닷아시아 2009’
by경향닷컴 기자
2009.06.02 15:56:52
‘소더비’의 시각 벗어나 예술과 실험성 동시추구
국내·외 작가 독자적 선정 작품판매 ‘100만원전’ 눈길
[경향닷컴 제공] ‘기존의 블루칩을 뒤집고, 새로운 블루칩을 창조하라!’
비엔날레의 예술성과 실험성을 추구하는 아트페어인 ‘블루닷아시아 2009’가 경향신문 주최, 마르델아르떼 주관으로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개층 전관에서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블루닷아시아’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의 유망한 작가를 발굴, 소개하는 새로운 형식의 아트페어다. 부스를 나누어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기존 아트페어와는 달리 컬렉터가 아닌 관람객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주제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고 배치한다.
올 행사는 한국을 비롯, 중국·인도·태국·터키·일본·인도네시아 등 국내외 작가 100여명의 작품 600여점을 선보인다. 기성작가들의 완성도 높은 작업을 소개하는 ‘커튼콜: 자취를 발견하다’(1층), 서울·부산·광주·대전·청주 등 전국 5개 도시의 대안공간이 꾸미는 ‘작은 나라, 갑작스런 밀도의 아름다움’(2층)이 이번 아트페어의 간판이다. 또 신생작가 20여명의 작업을 소개하는 ‘라이징 스타 스페셜전’, 작가의 이름을 가린 10호 크기의 작품으로 구성된 ‘심리적 주목 99인의 100만원전’, 스트리트 패션과 그 스타일을 입힌 핸드메이드 액션 피겨, 스트리트 아트를 접목한 상품을 소개하는 ‘Street Culture the Focus’ 등 아트마켓 개념이 강한 행사(3층)로 구성된다.
전시기획자인 박이찬국 마르델아르떼 대표는 “세계 미술계는 비엔날레, 아트페어, 테마파크가 결합된 전시를 원한다”며 “예술성을 우위에 둠으로써 상업성을 추구하는 ‘블루닷아시아’는 세계 미술시장의 권력과 권위를 상징하는 소더비의 시각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블루칩’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시에 걸린 작품을 누군가가 사전에 구입예약했을 때 붙이는 파란 스티커 ‘블루닷’은 내일이 기대되는 유망작가를 뜻한다.
‘커튼콜’의 초대작가는 정동석·강운·김용안·박영균·수 팍·최평곤·양문기·박야일·박일구·이정록·김성우 등이다. 보리밭 사진으로 유명한 정동석은 자기작업의 역사를 보여준다. 구름을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였던 강운은 정적이면서 동적인 한 획의 예술을 형상화한 작품을 내놓는다. 김용안은 풍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박영균은 사회적인 이슈를 독특한 컬러로 담아낸 작품을 출품한다. 재미작가인 수 팍의 회화작품, 최평곤의 대나무 설치작도 눈여겨볼 만하다. 도발적인 젊은 작가 김성우는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Ba)’를 배출한 영국의 골드스미스대로 유학이 예정돼 있다.
| ▲ 김성우 ‘What do we call he 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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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행사에서는 환율문제 때문에 해외작가의 비중이 지난해 40%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졌다. 그러나 인도의 브라만 계급 출신으로 강렬한 원색작업을 해온 지텐드라, 조각 같은 느낌의 페인팅으로 캔버스 위에 독특한 아이콘을 창조하는 인도네시아의 레스완디, 톈안먼 사태 당시 군인으로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의 현실과 고민을 담아내는 첸궝의 작품 등은 주목의 대상이다.
한편 대안공간이 참여하는 ‘작은 나라, 갑작스런 밀도의 아름다움’은 아트페어로서는 매우 색다른 시도다. 대안공간은 주류 미술계의 상업주의와 거리를 둔 작업을 소개해 왔지만 ‘일방적으로 주어진 주류를 재고하면서 다질성(多質性)을 모색한다’는 이번 행사의 취지에 공감해 참여를 결정했다. 최윤정 ‘블루닷아시아’ 큐레이터는 “공동체 개념, 지역색이 강한 5개의 대안공간이 차별적인 특질을 드러내는 아카이빙 전시”라며 “대안성을 내세울지, 상업성을 내세울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른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