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산업부 기자
2005.05.16 17:26:39
삼성 현대차 LG SK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
중기 발전이 곧 대기업 경쟁력..동반자 인식
[edaily 김기성 박호식 안승찬 하수정기자] 삼성 현대차 LG SK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대책회의`에선 이례적으로 포스코 회장과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생경영`과 관련된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포장만은 아니다. 대기업들이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중소기업들을 쥐어짜고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 중소 협력업체의 발전 없이는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하다.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윈윈` 전략도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다. 특히 유동성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자금난 경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말연시와 추석 등 중소기업의 자금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일회성으로 실시되던 현금결제를 연중 상시화하거나 중소 협력업체의 품질 향상을 위한 지원과 성과공유시스템이 등장하고 있다. 또 종합 기술력 평가를 통해 기술 중심의 중소기업을 우대하겠다는 정책도 내놓았다.
◇삼성, 향후 5년간 中企 1조원 지원
삼성은 중소 협력회사와 `상생경영`을 위해 시설투자 및 교육 등의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03년말부터 2008년까지 5년간 총 1조원 규모의 협력회사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주요 내용은 무이자 시설투자 지원 8750억원, 제조기술과 경영기법 교육 250억원, 협력회사 지도·지원팀 운영 700억원, 기술·재무 등 전문인력 지원 200억원, 협력회사 경영자 양성 과정 운영 20억원 등이다.
특히 삼성은 올 연말까지 4500억원의 시설자금 조기 집행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지원의 선봉에 선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협력사들이 초미세가공 기술이나 디자인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금형기술 개발에 나설 경우 최대 100억원까지 설비투자금액을 무이자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올해 협력업체 현금결제를 지난해보다 5조원 늘어난 14조원으로 확대키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현금결제 확대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이를 통해 품질관리, 생산성 향상 등 부품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도 우수 협력사를 선정·발굴하고, 전문인력을 적극적으로 파견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협력회사 윈윈(Win-Win)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협력사 품질경쟁력 향상에 총력..5년간 13조 지원
현대차(005380)는 협력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동차 한대를 만드는데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부품협력업체들의 기술 및 품질력이 완성차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부품협력업체 및 일반구매업체는 무려 8700개에 달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지난해 1조60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데 이어 올해 2조2150억원 등 향후 5년간 13조원을 지원키로 했다. 특히 수출 주역기업으로써 고용창출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3년여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개발한 신기술 `DMF(듀얼매스플라이휠)`를 부품업체인 평화발레오에 최근 이전해 주기도 했다.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원가절감을 도모하겠다는 `윈윈` 전략이다.
또 지난 2002년 설립한 `자동차 부품산업 진흥재단`를 통해 기술봉사단을 운영, 협력업체들의 현장애로 사항을 해결해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10개업종 58개사를 지원했으며 올해는 이를 12개 업종 98개사를 늘릴 예정이다. 협력업체 교육인원도 지난해 1만2000명에서 올해 2만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교육 내용은 주로 전문기술, 품질관리, 생산관리, 노사, 차량분해, 통신교육 등이다.
현대차는 또 협력사의 품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스타` 등급제도(1차 협력사)와 SQ마크 인증제도(2차 협력사)라는 품질평가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필드클레임 대리인제도`를 통해 협력사 불만사항을 해결하는데 나서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와의 공정한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구매 윤리 헌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와의 거래에 엄정한 공개입찰과 전자입찰제를 정착시켜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매년 협력회 정기총회시 `올해의 협력사상`과 같은 포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LG, 교육에서 IT까지 전방위 지원 체제 구축
LG(003550)는 최근의 경쟁양상이 협력회사를 포함한 기업 네트워크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자금지원을 비롯해 교육·혁신활동 지원, 기술 지원, IT·인력확보 지원·투명거래 관행 정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협력회사가 성장기반을 확대할 수 있도록 첨단부품 국산화를 위한 공동 기술개발과 기술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기술력을 갖춘 협력회사와 해외 동반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협력회사 기술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연 4% 금리로 5년간 1000억 지원 ▲결제기간 60일에서 30일로 단축 ▲네트워크론 연계은행 7개로 확대 ▲벤처투자회사, 중소기업진흥공단과 250억 지원펀드 운용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구미의 러닝센터를 활용한 협력업체 직원 교육 ▲사내 전문가 40여명의 컨설팅 전담조직 파견 ▲협력업체와 전산네트워크 구축 ▲연 2회 협력회사 연합 채용박람회 ▲부품국산화를 지원한 7개 부품협력업체와 러시아에 동반진출 등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공동 기술개발과 기술 및 생산설비 등에 올해 최소 30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또 지난 95년 설립된 `LG화학 테크센타`를 통해 사업부문별 노하우와 시장정보를 협력업체에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구미공장에서 올해 300여명의 협력회사 직원 교육 ▲협력사와 공동기술 개발로 6세대라인 장비 국산화율 50% 달성 및 올해 75% 목표 등을 추진하고 있다.
LG CNS는 협력회사 직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투게더 런(Together Run)`을 별도로 개발했다.
◇SK, 기술력 위주 종합평가제 등 3대 원칙 실시
SK는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이 이제는 `생존의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3대 원칙을 수립해 실천에 들어갔다.
최태원 SK(003600)㈜ 회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회에 참석해 ▲기술력 위주의 종합평가제 ▲적극적 자기정보 공개 ▲자금문제 적극 지원 등 협력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에 대한 3대원칙을 밝혔다.
SK는 우선 기술력 위주의 종합평가제를 도입해 기술력이 있으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협력사를 선정, 중소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협력사에게 수급계획과 요구하는 기술표준을 사전에 공개해 협력사들이 예측가능할 수 있도록 경영 지원을 실시한다. 아울러 현금결제 및 네트워크론 정비를 비롯해 자금문제로 기술력 있는 협력기업이 곤란을 겪지 않도록 지원키로 했다.
최 회장은 "IT벤처기업들의 신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협력 중소기업들이 사업제안 상담부터 등록 및 컨설팅, 교육 서비스까지를 한 번에 제공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센터`로 기능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는 중소 협력업체들과의 `파트너십 경영`을 강화해 제도적 보완 뿐 아니라 재무적 지원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SK㈜ SK텔레콤 등은 중소협력업체와 전액 현금결제 원칙을 고수하고 올해에도 명절과 연말연시 등 자금 수요가 많은 시기에 조기결제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납품후 14일 이내`에 이뤄졌던 결제시기는 올해부터 `7일 이내`로 앞당겼다.
SK㈜는 지난해 5000억원의 대금을 현금 결제했으며, SK텔레콤도 작년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우대결제를 올해는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은행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우수 중소협력업체들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네트워크론`을 적극 확대, SK텔레콤의 경우 올 한해 동안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30억원 정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스코, 中企와 이익 나눈다
포스코(005490)는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익공유(베네피트셰어링)` 제도를 도입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올해 중소기업과의 거래규모를 지난해 6조400억원에서 1조2300억원 늘어난 7조2700억원으로 늘린다. 구체적인 지원책으로는 중소 고객사의 철강재 구입난 해소를 위해 지난해보다 136만톤 늘린 763만톤을 중소기업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며, 구매 부문에서도 중소 기업 발주물량을 지난해 1조8200억원에서 2조800억원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현금결제시나 선결제시 할인율을 높이고, 외주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총 55개 외주파트너사에 대해서는 매년 포스코의 노무비 인상률을 기준으로 5% 이상 임금이 인상되도록 2007년까지 총 149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특히 포스코가 올해부터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베네피트셰어링` 제도는 미국 인텔과 레이디온 사등이 운영하고 있는 제도로 협력사와 포스코가 공동으로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위한 혁신활동을 수행하고 여기에서 발생되는 성과를 공급사에게 보상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달 경영혁신을 통해 발생된 이익을 측정해 대동중공업, 우진, 조선내화 등 5개 중소기업에 성과급으로 27억원을 지급했다.
포스코는 앞으로 과제가 진행중이거나 성과측정 대기중으로 270억원의 재무성과가 예상되는 16개사 50개 과제에 대하여는 성과측정이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성과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 과제를 공모하고 있는 등 베네핏트셰어링 제도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