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이슈)박스권 하향돌파 "한 번 해봐(?)"

by양미영 기자
2004.03.19 15:14:35

[edaily 양미영기자] 채권시장이 다시 극심한 정체 장에 빠져들며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당장 뚜렷한 모멘텀도 없는데다 절대금리 부담이 금리 하락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하며 시장 참가자들은 아예 거래에서 손을 놓은 모습이다. 내주부터는 다시 변수가 많은 월말로 접어들지만 시장에서는 오늘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방향을 가를 만한 직접적인 모멘텀이 없는데다 시장을 움직여왔던 동인인 유동성과 미 고용지표, 수급 등도 당분간 어느 한 방향을 제시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절대금리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이렇다할 조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채권을 만기까지 들고가며 이자를 먹는 롤링 이팩트를 감안할 때 매수 쪽이 유리해 내주중 박스권 하단 탐색을 기대하는 참가자도 속속 나오고 있다. ◇외국인, 영원한 우군(?)..유동성·美 고용지표 "글쎄" 일단 마땅한 금리 상승 모멘텀이 없는데다 외국인의 쌓은 대량의 국채선물 누적 포지션만으로도 시장은 강세장 유지는 당분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포지션 관리를 위해서도 외국인이 쉽게 전매 물량을 출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 한켠에 자리를 잡은 것. 실제로 장이 정체되면 불안하기 마련이지만 국내 기관 참여자들도 외국인 순매수 물량에 기대 관망세를 즐기면서 쉽게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 주도의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이자 내심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면, 최근 우호적인 분위기에 일조했던 유동성과 미국 고용시장에 대한 확신은 다소 미세하게 흔들리는 양상이다. 여전히 시장에서는 시중 자금이 넉넉한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한국은행은 시장이 체감하는 것보다는 자금이 많지 않다고 밝혀 잉여 유동성에 대한 인식에서 정책당국과 시장간의 괴리를 나타냈다. 게다가 본격적인 기업 현금배당이 기다리고 있고 월말 세수요인에 따른 유동성 축소도 불안한 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이날 통안채 창구판매를 실시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환수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 않고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채권시장 쪽에 자금이 집중돼 있어 크게 불리할게 없다는 평가다. 삼성선물 최완석 팀장도 "전반적인 유동성이 부족해져도 채권 쪽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여전하다"며 "단순히 기업 배당금이나 세수 요인으로 MMF 자금 자체가 크게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고용지표 역시 전날 발표된 주간신규실업수당건수가 3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분적으로 회복 기조는 유지하면서 불안감을 싹 틔웠다. 그러나 당장 가시적인 지표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미국 금리도 빠르게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려 있다. ◇채권, 매수가 편해..하향돌파 한번 해봐?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채권 매도보다는 매수 쪽에 대한 편의성을 어느 때보다 절감하고 있다. 당장 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면 마저 `들고 있다 이자를 먹는게 편하다`는 캐리 심리에 더해 이제는 `차라리 매수` 쪽으로 점차 기우는 양상이다. 실제 금리는 지표물 기준으로 4.50%에 근접한 후 정체되면서도 대부분 매수가 편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금리 바닥론에서 점차 박스권 하단 노크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한 국내은행 딜러는 "모양 상으로 지금이 저점임에는 분명하다"며 "그러나 4.50%선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것을 보면 다음주중 4.4%대 트라이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4.4%대에서는 결국 단기물과 콜금리와의 스프레드에 대한 부담을 더 키울 수 있지만 최근 점진적 하향이나 조정에 강한 모습을 볼 때 시장은 박스권 하단도 결국 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 증권사 매니저도 "미국 금리 상승만 없다면 4.50%선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며 "다들 4-1호 기준으로 4.50%를 확인해 보고 싶은 심리는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위나 아래 방향이 애매할 때는 장이 크게 밀리지 않는 만큼 채권 성격상 주로 매수 쪽으로 가는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