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연금 공백 근로소득으로 보완…부분연금제 도입 필요"

by조용석 기자
2023.06.07 12:00:00

KDI, '길어지는 연금공백기 대응 방안' 현안보고서
62세부터 연금 받는 57년생, 61세 근로소득 연 513만↑
"연금공백기 근로소득 높여 소비유지…조세 기여도 높아"
의료지출 큰 가구, 근로소득 못 늘려…"지원책 필요"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중장년층이 국민연금 수급 연령에 상향에 따른 연금 공백기를 근로소득으로 보완, 빈곤율이 증가하거나 소비지출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만 의료비 지출이 많은 가구는 연금소득 감소를 근로소득으로 보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시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이 채용정보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김도헌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7일 발간한 ‘길어지는 연금 공백기에 대한 대응 방안’ 현안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1998년 연금개혁을 통해 국민연금 개시연령은 2013년부터 2033년까지 만 60세에서 65세로 5년에 1세씩 상향 조정된다. 1953~1956년생은 만 61세, 1957~1960년생은 만 62세부터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1969년생부터는 만 65세가 넘어야 한다.

KDI는 이번 연구에서 61세 시점을 기준으로, 연금을 받는 1956년생과 받지 못하는 1957년생을 비교했다.

그 결과 1957년생 가구주는 61세 시점에 공적연금소득이 1956년생과 비교해 연간 223만원 감소했으나, 대신 근로소득이 513만원 늘어 연금소득 감소분을 보완했다. 또 가처분소득 감소폭은 연간 88만원에 불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KDI는 분석했다.



소비지출도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1957년생 가구주의 61세 시점의 연간 소비지출은 19만원 줄었으나 역시 통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다. KDI는 “연금 공백기에 근로소득을 높여 공적 연금소득 감소를 보완함으로써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소비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또 61세 시점 1957년생 가구주 가구의 상대적 및 절대적 빈곤율은 1956년생 가구주 가구에 비해서 전혀 악화되지 않았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반면 근로소득 증가로 1957년생 가구주가 내는 조세와 국민연금 기여금은 높아졌다. 1956년생과 비교해 이들의 소득세 지출은 약 83만원, 국민연금 기여금은 21만원 상승했다.

다만 가구주 및 가구원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근로급여를 적절하게 늘리지 못해 소득보완이 어려웠다.

의료비 지출이 중위수위 이하로 건강한 1957년생 가구는 1956년생 가구주 대비 연간 근로소득이 824만원이 높았다. 반면 의료비 지출이 부담이 큰 가구(중위수준 초과)에서는 근로소득이 156만원만 늘었다.

KDI는 연금 수급연령이 65세까지 상향되는 미래세대도 1957년생 가구처럼 근로소득을 높여 연금소득을 보완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달았다. 고령이 될수록 재취업 확률이 낮아지기에 연금공백기가 길어질수록 대응여력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장년층들이 연금 수급개시연령까지 불안정한 근로소득을 보완할 수 있도록 부분연금제도 도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본인의 건강 혹은 아픈 타 가구원에 대한 돌봄부담으로 노동참여 제약이 높은 연금 공백기 가구에 소득 지원책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료=K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