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의 진화..실물 아이템 거래에도 활용

by이재운 기자
2018.03.16 14:08:47

美 실리콘밸리 ''플레이테이블''에 접목
中 샤오미도 블록체인 기반 게임 준비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구현 개념도. 해피소나 홈페이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거래원장 분산저장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이 게임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블록체인 원리를 이해하고 온라인 상에서 가상의 조합을 구현하는 형태를 취하다, 최근에는 보드게임에 접목되는 형태로까지 진화했다. 블록체인의 실제 효용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16일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인 ‘블록.파티(Blok.Party)’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보드게임 ‘플레이테이블(PlayTable)’을 선보였다.

플레이테이블은 탁자 크기의 태블릿과 비디오게임용 콘솔을 혼합한 형태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태블릿 상에서 보드게임을 진행하면서 카드나 말 같은 실물 아이템을 같이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 참여자간에 아이템을 교환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

이더리움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다. 기존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절반 이상의 참여자에게 동의를 받아야만 거래가 이뤄지는 것과 달리,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바로 거래가 이뤄지고 이 내용이 참여자들에게 분산 저장된 장부에 기록되는 방식이다.

거래 자체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위·변조 우려도 거의 없다. 게임 속 아이템을 두고 벌어지는 해킹이나 도난, 분실 문제 해결에도 응용할 수 있다.



플레이테이블 이전에 등장한 게임들도 대부분 이더리움 플랫폼을 활용한다. 다만 실물 거래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플레이테이블과 달리, 가상 세계 내에서 ‘교배’하는 형태로 주로 구현됐다.

지난해 말 등장한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의 경우 고양이를 교배해 거래하는 형태로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유전자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고양이를 만들 수 있고, 유전자가 좋거나 희귀하다고 평가되는 고양이는 비싼 값에 거래되기도 해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중국의 IT업체인 샤오미가 유사한 게임을 내놓기도 했다. 고양이가 아닌 토끼를 기르는 게임으로, 현재 베타 버전이 공개된 상태다. 토끼에 대한 소유권이나 게임 상에서 통용되는 화폐인 ‘당근’ 거래에 블록체인이 활용된다. 희귀 유전자와 일반 유전자가 있어 역시 희귀한 유전자에 대한 선호도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토끼나 아이템에 대한 사적 거래는 막을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를 불법으로 규정한 중국 현지당국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인 해피소나도 ‘크립토탱크(CryptoTank)’라는 게임을 내놨다. 한국인인 고종욱 대표가 설립한 이 회사도 역시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 기능을 이용해 이용자 개개인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한 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크립토키티 게임 공식 홈페이지 초기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