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김치프리미엄]①웃돈 50% 넘어서자 韓시장 외면

by이정훈 기자
2018.01.09 11:09:23

코인마켓캡, 국내 거래소 3곳 시세 통계서 제외
비트코인부터 이더리움·리플 등 웃돈 50% 넘어
"코인마켓캡 조치만으론 김치프리미엄 안 빠질듯"

미국 CNN이 암호화폐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을 다루고 있는 방송 화면 캡처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에서 국내 거래가격이 해외 가격을 웃도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최대 50%를 넘어서는 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대표 통계업체인 코인마켓캡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시세를 제외하고서 관련데이터를 집계하기로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김치 프리미엄 탓에 국내 시세 데이터가 글로벌 암호화폐 통계에서 제외되는 일이 벌어졌다. 암호화폐 가격은 물론이고 거래량과 시가총액, 채굴량, 가격차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인 코인마켓캡은 8일(현지시간) 회사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내 3곳의 암호화폐 거래소 데이터를 우리 통계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인마켓캡에는 그동안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3개사가 데이터를 제공해왔다. 국내 시세정보를 제외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회사측은 “한국에서의 암호화폐 가격이 전세계 다른 지역과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 암호화폐시장에서의 재정거래(시장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무위험 차익거래) 기회가 제한적이라 그 차이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플의 경우 원화 거래 가격이 달러 거래에 비해 40% 이상 높게 책정돼 있고 비트코인의 경우에도 빗썸과 비트피넥스간 5000달러 이상 스프레드(=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빗썸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피넥스와의 시세를 비교해 보면, 비트코인은 각각 2407만원과 1만4950달러로 50% 정도 국내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이더리움(49%)과 리플(54%), 퀀텀(53%), 비트코인캐시(51%) 등도 50% 안팎에 이르는 국내 거래 웃돈이 붙어있다. 이같은 코인마켓챕의 조치로 인해 암호화폐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시가총액도 하향 조정됐다.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비해 7% 가까이 하락하며 1만4990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리플도 13% 가까이 하락한 2.40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에 대해 데이빗 슈왈츠 리플 크립토그래퍼 책임자는 “새롭게 조정된 가격은 더 정확하고 의미있어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코인마켓캡측은 “앞으로 한국에서의 가격까지 포함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평균치를 제공할 수 있는 더 나은 산정방식이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 암호화폐 데이터를 포함하되 산정방식을 달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전세계 시장에서 거래량 기준으로 상위 10위내에 포함된 국내 거래소 3곳 데이터를 모두 제외한 탓에 시장 왜곡도 우려되고 있다. 레딧이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상에도 코인마켓캡의 이번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이같은 김치 프리미엄이 하루 이틀 된 애기가 아는데다 코인마켓캡의 조정 가격과 한국 데이터를 제외하지 않은 경쟁사인 코인캡과 온체인FX 시세에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암호화폐 정보전문 스타트업인 블락지(BlockZ)코리아 함정수 대표는 “이번 코인마켓캡 조치가 국내 암호화폐 시세에는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코인마켓캡이 국내 데이터를 제외했지만 일시적인 것이고 나중에 글로벌 통계 산정방식을 바꾸게 되면 다시 국내 수치를 포함시킬 수 밖에 업다”면서 “특히 김치 프리미엄이 빠지고 나면 시세에 반영하겠다는 것도 아닌 만큼 국내 시세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정부가 추진하는 거래실명제와 향후 양도차익 과세 등이 어떻게 현실화되느냐가 김치 프리미엄 해소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