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을 돈보다 받을 돈 더 많은 韓…대외자산 사상 최대

by경계영 기자
2016.08.30 12:00:00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갚을 돈보다 다른 나라로부터 받을 돈이 더 많아졌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규모가 늘긴 했지만 우리나라가 해외에 투자한 규모가 더 크게 증가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외채건전성은 1년 만에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일시적으로 외화차입을 늘리면서 단기외채 비율이 소폭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6년 6월 말 국제투자대조표(IIP)’에 따르면 2분기 말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보유한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1분기 말보다 213억달러 늘어난 2341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2014년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순대외자산국’이 된 이후 순대외금융자산은 2년 넘게 증가세를 이어오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투자한 대외금융자산은 1조1938억달러로 같은 기간 260억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와 직접투자가 각각 165억달러, 43억달러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 규모 역시 2분기 말 9597억달러로 47억달러 늘었다. 코스피와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부채 잔액이 줄긴 했지만 직접투자, 주식 등에서의 투자가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금융자산 가운데 만기가 있는 자산인 채권, 대출금, 예금, 무역신용 등을 추려봐도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받을 돈이 갚을 돈보다 더 많았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제외한 순대외채권 잔액은 163억달러 증가한 3578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외채무가 늘긴 했지만 이보다 대외채권이 더 많이 늘었다. 대외채권 잔액은 증권사, 보험사, 운용사 등을 중심으로 해외 채권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한 분기 새 188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 잔액은 25억달러 증가한 3918억달러로 집계됐다. 장기외채가 2억달러 줄어든 반면 단기외채가 27억달러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이 외화차입을 늘리면서 단기외채가 함께 늘어난 것. 유병훈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만기구조에 따라 일시적으로 단기 차입금을 늘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한국은행


단기외채가 1년 만에 증가하면서 2분기 말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8.9%로 1분기 말 28.1%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단기적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율이 지난해 2분기 1.2%포인트 상승한 이후 분기 기준 1년 만에 다시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와 함께 총 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3%로 1분기 말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의 상승세다.

이와 관련,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단기외채가 소폭 늘긴 했지만 외채구조는 여전히 건전하다고 판단했다. 단기외채 비율이 30%를 밑돌아 우리가 보유한 외환보유액으로 충분히 갚을 수 있고 예년 수준보다도 매우 낮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미국 금리 인상 등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외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