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시장 성장세 급속 둔화-WSJ

by박기용 기자
2011.04.19 14:33:52

1분기 차판매 8.8%↑..작년 증가율 72%서 `급락`
장기성장 둔화 우려..다국적 업체별 전략대응 강화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세계 1위인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급격한 둔화세에 접어들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가 몰려든 데 따른 설비 과잉 우려마저 제기되면서, 오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선보일 신차들이 무색할 지경이다.

수보 중국 산업기술부 부부장은 상하이 국제 자동차 산업 전시회(상하이 모터쇼)를 하루 앞둔 이날 한 포럼에서 "중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판매 성장세 둔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과잉 설비로 인한 위험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 수년 동안 세계 최대인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설비 과잉은 없었다"면서도 "현재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생산량이 늘고 있지만,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조만간 설비 과잉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매년 베이징과 상하이를 번갈아가며 `모터쇼`도 열고 있다. 그동안 성장으로만 내달린 중국 시장에서 판매 둔화 조짐은 중국 진출 업체들에겐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중국 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대비 8.8% 늘어난 498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판매 증가율 71.8%에서 급격히 줄어든 것.



중국 자동차제조업협회는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가 10~15%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09년 증가율은 46%, 지난해 증가율 32%였다.

고유가와 교통혼잡을 우려한 베이징시의 자동차 소유 제한, 소형차 세제혜택 만료 등이 당장의 판매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고, 여기에 과잉 설비 우려가 더해지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둔화마저 우려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업체별 대처는 상이하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중국 중산층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이 싼 중국 고유브랜드로 승부할 셈이다. 이번 상하이모터쇼에서도 상하이자동차, 류저우우링자동차 등 중국 현지업체들과 제휴해 중국 시장만을 위한 새 브랜드 `바오준`을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1분기 GM의 중국 시장 판매 실적은 전년대비 10%가 늘면서 1년 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오는 2015년까지 500만대를 팔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독일의 다임러처럼 중국의 신흥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차 브랜드의 경우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는 남의 일이다. 지난 1분기 다임러의 메르세데스 벤츠 판매 실적은 한 해 전에 비해 무려 86%나 급증했기 때문.

대지진과 원전 여파가 가시지 않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상하이 모터쇼에 예정대로 참여키로 하는 등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