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앞둔 동국생명과학, 기업 가치 제고 카드는?
by신민준 기자
2023.04.10 10:43:24
주력 조영제 사업 일원화 구조로 원가 절감…원료 의약품 파이프라인도 강화
AI 기반 영상진단장비 사업 확장도…모기업 동국제약 연매출 1조 목표 달성 기여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동국생명과학이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주요 제품인 조영제 사업 일원화 구조로 인한 원가 절감과 더불어 인공지능(AI) 기반 영상진단 솔루션 사업 강화해 실적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 동국생명과학의 원료의약품(API)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동국생명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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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제약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국생명과학의 기업공개 시점은 내년쯤으로 점쳐지고 있다. 애초 동국생명과학은 지난해 기업공개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국내 주식시장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5월 동국제약(086450) 조영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동국생명과학의 대표적인 사업인 조영제는 영상진단 검사 또는 시술 시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을 말한다. 동국생명과학의 주력 제품은 엑스레이(X-ray) 조영제 파미레이와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유니레이로 구성돼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국내 조영제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조영제 시장(2021년 기준)은 컴퓨터단층촬영(CT) 조영제 약 2500억원, 자기공명영상 조영제 약 500억원 등 약 3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특히 동국생명과학 강점은 조영제 사업이 일원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동국생명과학은 관계사 동국정밀화학으로부터 조영제 원재료(원료) 제조사업까지 넘겨받아 ‘원료→생산→유통’까지 일원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의 일원화 구조는 원가를 절감시켜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 동국생명과학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동국제약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72억원과 62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약에서 물적분할된 2017년(5~12월) 매출(577억원) 및 영업이익(38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가량 증가했다.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원료의약품(API) 등 파이프라인도 강화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간 MRI 조영제 원료의약품을 올해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척수와 혈관 등 컴퓨터단층촬영 조영제 원료의약품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 출시해 내년 말 출시할 방침이다. 동국생명과학은 유럽(EU)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17여개 국가에 수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를 사용하는 진단장비 사업에도 진출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2018년부터 루닛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폐 결절로 의심되는 부위를 검출하는 ‘루닛 인사이트 씨엑스알(CXR)’과 유방촬영술 영상에서 유방암 소견을 검출하는 ‘루닛 인사이트 엠엠지(MMG)’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동국생명과학은 지멘스 헬시니어스의 초음파 진단기기, 바텍엠시스의 이동형 컴퓨터단층촬영, 레메디’의 포터블 엑스레이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진단 장비에 대한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동국생명과학은 올해 인공지능(AI)으로 병변을 검출하는 루닛의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 신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진료 인공지능 실증과 전국 공공병원 및 지역거점병원 대상 인공지는 진단장비 등 디지털 의료기기와 솔루션 확산에 적극 나선다고 밝혀 판매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실적 개선과 기업공개는 모기업 동국제약의 2025년 연 매출 1조원 목표 달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기준 동국생명과학 지분 56.1%를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동국생명과학이 2020년 285억원 규모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만기 5년, 주당 발행가액 10만6590원)의 일부 물량에 대한 콜옵션(매수선택권) 권리를 가지고 있다. 동국제약은 추후 동국생명과학의 상장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변환해 매각하면 투자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동국제약은 투자 차익으로 신사업 등에 사용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일반의약품(OTC) 강자로 불리던 동국제약은 최근 전문의약품(ETC), 화장품 등 신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이 시장 전망이 밝은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도 동국제약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시장조사기관 GIA(Global Industry Analysts)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시장 규모는 2020년 1525억달러에서 2027년 5088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9%의 성장이 예상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동국생명과학 기업공개시점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고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동국생명과학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