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종성 기자
2017.01.08 20:08:45
“여러 공장 후보지 놓고 조율중”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에 첫 생활가전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이 있을 뿐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가전공장은 미국에 없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삼성전자 생활가전공장을 짓기 위해 여러 공장 후보지를 놓고 조율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 의견을 좁혔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이나 공장 위치 등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미국 내 신규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내 생활가전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척된 사항은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국경 인근에 위치한 멕시코 티후아나에 사멕스(SAMEX) 법인을 1988년 설립했다. 티후아나 TV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주로 북미지역으로 수출된다. TV와 모니터를 주로 생산하고 전 세계 판매량의 20%를 담당한다. 멕시코 케레타로에서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미국내 제조공장을 두지 않은 채 미국에서 제품 판매를 고집하다가는 유·무형의 불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다른 글로벌 제조업체들도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적극 검토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발빠르게 미국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가전 매출의 약 30%가 북미에서 나온다. 어차피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면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반도체 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증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