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4대 회계법인과 손잡고 취약기업 경영개선 나선다
by최정희 기자
2015.09.04 14:54:39
경영개선 약정 맺은 취약기업, 회계법인이 무료 컨설팅
| 한국수출입은행과 국내 주요 4대 회계법인이 4일 수은 여의도 본점에서 ‘우리 기업의 재도약과 경영개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홍영표 수은 수석부행장, 정기환 한영회계법인 거래자문본부장, 정대길 삼정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장, 김성철 수은 기업개선단장, 홍종성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장, 배화주 삼일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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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 최대 망간합금철 생산업체인 (주)동부메탈은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에 수요가 줄고 가격이 하락한데다 지난해 동부그룹의 신용위험까지 전이돼 결국 3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동부메탈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지만, 워크아웃 기업이란 이유로 금융권 자금 지원이 중단돼 수출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8년 철강업 호황에 망간합금철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렸지만,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 사태에는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이다.
동부메탈처럼 악화된 업황에 유동성 위기까지 겪고 있는 취약 기업을 살리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유동성 공급과 함께 국내 4대 회계법인의 경영개선 컨설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키로 했다. 단순히 유동성을 공급해 기업에 숨통을 틔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당 산업의 핵심 경쟁력과 향후 업황까지 고려해 경영 개선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수은은 4일 국내 4대 회계법인(삼일, 삼정, 안진, 한영)과 ‘우리 기업의 재도약과 경영개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수은과 경영개선 약정을 맺은 취약기업은 수은의 자금 지원과 함께 회계법인의 경영 개선 컨설팅을 받게 되는 방식이다. 수은은 수출자금, 수입자금, 해외투자자금, 수출팩토링 등 다양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회계법인들은 경영진단 및 재무회계 컨설팅, 기업 구조조정, 인수합병(M&A)자문 등의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해 시너지를 낼 것이란 평가다.
이런 혜택을 받는 기업은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기업 뿐 아니라 수은이 자금을 대출해줬던 일반 기업도 해당된다. 구조조정에 닥치기 전에 선제적인 경영개선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수은은 우선 일부 해외진출 중견건설사들에게 이러한 경영개선 약정을 체결키로 했다.
정두화 수은 기업개선단 팀장은 “동부메탈이 공급 과잉에 대비하지 못했듯이 건설업도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모른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경영개선 약정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홍영표 수은 수석부행장은 “우리 기업들의 신속한 경영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성공적인 턴어라운드 사례를 만들어 이번 업무협약이 대한민국 산업 구조조정이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