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주택시장 '대세'로 뜬다

by박종오 기자
2012.09.11 15:19:29

전세불안에 이자도 주택대출이 적어..매매·분양 `기웃`
동탄2 우남퍼스트빌 `당첨자절반` 70~80년대생

[이데일리 윤도진 박종오 기자]직장인 김민호(38·가명) 씨는 결혼 후 쭉 전세로 살던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최근 전용면적 84㎡짜리 집을 장만했다. 자신이 살던 전셋집 시세가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오른 데다 전세 대출 금리도 7%나 돼 아예 집을 사기로 한 것이다.

김 씨는 “5억원을 넘던 아파트가 3억4000만원까지 떨어졌는데 얼마나 더 빠지겠냐는 생각에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대출은 금리가 4.2%로 전세대출보다 낮고 이사 걱정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나 후련하다”며 “계약하자마자 취득세도 내린다니 더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택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에 집을 사겠다는 젊은 층 수요자가 늘고 있다. 1970~1980년대 출생한 2030세대들이 실수요자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세난에 대한 불안과 집값이 ‘바닥’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인식이 이들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동탄2신도시 분양에서는 젊은 수요층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11일 이데일리가 최근 합동분양에서 인기를 모은 ‘동탄역 우남퍼스트빌’ 당첨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902명 가운데 444명(약 49%)이 1970~1989년 출생자(24~43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용면적 84㎡형 C타입의 경우 73%(당첨자 100명 중 73명)나 됐다. 동탄역 우남퍼스트빌은 전 가구가 전용 84㎡이하 중소형으로 이뤄진 단지로, 지난달 평균 9.26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동탄2신도시는 고속철도(KTX) 복합환승센터가 2014년 말 들어올 예정이라 이웃 동탄1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며 “직장을 강남권에 둔 젊은 실수요자가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분양한 위례신도시 송파푸르지오 역시 중대형 주택만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택형에서 70·80년대생 당첨자가 25%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팀장은 “이달 20일부터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완화해 주는 조치가 시행되고, 취득세 감면과 미분양주택 양도세 면제도 곧 적용된다”며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젊은 실수요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10일 발표된 동탄역 우남퍼스트빌 59·84㎡ 당첨자 현황.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청약당첨자가 모두 포함됐으며 타 단지와 중복당첨된 부적격자는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