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11.06.28 15:49:53
"집값하락 경제에 큰 부담..소비위축 우려"
"국내 과잉경쟁 규제..해외진출 독려해야"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장은 28일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면 부채부담이 큰 가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관 16층에서 열린 창립20주년 기념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가계부채 자체로는 큰 문제가 안될 것 같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과 제2금융권 부실문제 등과 맞물리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그간 가계부채가 꾸준히 늘었음에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과거와 달리 집값이 떨어지면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원장은 가계부채는 거시경제운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채가 많으면 부채상환을 위해 소비를 줄이고, 그 결과 기업생산활동이 위축되는 등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게 된다"며 "해외투자자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위험수준에 달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돈을 빼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 원장은 "결국은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늦추고 원금을 갚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며 "고정금리 원리금상환 방식에는 세제혜택이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제1금융권에 비해 취약한 2금융권에 대해선 부실을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시장 진출 필요성도 역설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국내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하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도움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가 3년밖에 안되다보니 장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해외진출 대신 당장 눈앞에 보이는 국내시장 경쟁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보인다"며 "쏠림인줄 알면서도 뛰어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은 금융업계의 경쟁을 규제하는 대신 해외진출을 막는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해외로 적극 나갈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