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장사 얼마나 잘했나···간판 IT기업 실적시즌 돌입

by류의성 기자
2010.04.20 15:36:42

1분기 비수기에도 好실적 전망
22일 LGD·하이닉스, 28일 LG전자, 30일 삼성전자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IT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1분기가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상당히 양호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공개한 1분기 실적 잠정치를 통해 2004년 이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예고했다. 삼성전기의 경우 이번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된다.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나 LCD기업들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이 기대된다. 삼성전자 3D LED TV처럼 없어서 못파는 TV사업 역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그러나 휴대폰사업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어닝 시즌이 한국 간판 IT기업들의 경쟁력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0년 1분기 IT주 실적 시즌은 하이닉스가 연다. 하이닉스는 22일 오전에,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오후에 각각 실적을 내놓는다.

하이닉스 실적 컨센서스(7개 증권사 전망치 분석)는 연결기준 2조8310억원, 영업이익은 7930억원이다. 하이닉스가 거둔 사상 최대 매출은 작년 4분기 2조7990억원이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은 2006년 4분기 8580억원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실적도 중요하지만 하이닉스는 올해 엄청난 영업현금흐름이 예상된다"며 "설비투자는 얼마나 집행할 것인지, 차입금은 얼마나 갚을 것인지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세공정으로 전환하고 있는 하이닉스가 원가 절감효과를 얼마나 거뒀는지,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낸드부문을 2분기부터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 실적 컨센서스(9개 증권사 분석)는 연결기준 매출 5조8920억원, 영업이익 6840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가 거둔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은 작년 4분기 6조82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09년 3분기 9040억원이 최대였다. LG디스플레이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윤혁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며 "중국 8세대 공장 진출 허용 가능성, 유럽 항공 운송 차질에 따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CD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2분기 이후 시황 전망도 핵심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28일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9개 증권사의 컨센서스는 연결기준 매출 13조8030억원, 영업이익은 4700억원으로 조사됐다.

LG전자는 작년 2분기에 각각 사상 최대 매출(14조4974억원)과 영업이익(1조1330억원)을 냈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없이 휴대폰사업부가 얼마나 마진을 낼 수 있는지, 소니와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TV사업 경쟁력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운호 푸르덴셜증권 연구위원도 "휴대폰사업 마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지 아니면 개선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6일 매출 잠정치 34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제시했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매출이 34조원을 웃도는 36조~37조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은 4조2100억~4조4200억원 사이를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 포인트로 송 연구위원은 ▲잠정치를 얼마나 상회할 것인지 ▲리프레시휴가 지급 비용 규모 ▲2분기 및 하반기 산업 전망을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반도체 및 LCD 투자 규모 ▲TV부문에서 작년 수준의 수익성 가능여부를 핵심으로 제시했다.



삼성전기는 23일, LG이노텍은 26일, 삼성SDI는 27일에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15개 증권사가 최근 업데이트한 실적 컨센서스 평균은 연결 매출 1조565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이다. 삼성전기는 작년 4분기 1조5532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거뒀다.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은 2009년 3분기 207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김 연구위원은 ▲PC 부품 이익률 ▲MLCC 실적 및 일본 업체와 경쟁구도 ▲LED사업 성장세 및 단가 인하 가능성을 실적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LG이노텍의 실적 컨센서스(6개 증권사)는 연결 매출 767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이다. 박 연구위원은 "LED사업 흑자전환이 임박했는지 포인트"라며 LED사업 성장성과 마진을 핵심으로 제시했다.

삼성SDI에 대한 7개 증권사의 평균 전망치는 연결 매출 1조2200억원, 영업이익 590억원이다. 윤 애널리스트는 "삼성SDI의 2차전지 수급 상황, AMOLED 신규 투자 및 가동률,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신규 공급 프로젝트 계획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유명 IT기업들도 현지 시간 20일 애플을 시작으로 잇달아 실적을 공개한다. 21일에는 퀄컴과 샌디스크, 22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AUO· 에이서· 버라이즌가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