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08.04.11 18:16:38
자사주 1221억 매입..늦어도 7월이면 끝나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KTF(032390)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약 1221억원을 이익소각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익소각이란 주주에게 배당할 이익을 재원으로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는 것을 말한다. 유통주식수 감소로 주가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이익소각은 KT(030200)와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KTF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대주주인 KT의 지분율이 올라간다. 매입시기도 오는 7월 중순이면 끝나 하반기에는 합병작업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TF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444만8000주를 장내매수해 이익소각하기로 결의했다.
KTF의 전일 종가인 2만7450원을 주당 매입가격으로 가정했을 때 소각 예정금액은 약 1221억원이다. 자사주 취득 예정기간은 이달 15일부터 3개월 이내다.
KTF가 자사주 소각을 완료하면 KT의 지분율이 현재 52.99%에서 54.25%로 높아진다. 유통주식수가 줄어 합병시 KT의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
KTF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순이익의 50% 중 절반은 현금배당, 나머지 절반은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이익소각만 하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시기도 관심이다. 주로 하반기에 실시됐던 자사주 매입이 올해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돼 늦어도 7월 중순이면 끝난다. 증권거래법 시행령상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일 한달 전에는 자사주 취득이 금지된다. 바꿔말해 KTF는 8월 중순부터 이러한 조항에 구애받지 않고 합병결의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사주 매입시기가 과거보다 이른 것은 합병과 무관하지 않은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TF는 이익소각과 합병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