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올 상반기 국외도피사범 210명 국내 송환…역대 최다

by손의연 기자
2024.07.24 12:00:00

210명 송환…전년보다 약 13% ↑
검거 성과도…집중관리 체계 통해 넉달간 29명
피해 회복 위해 해외 유출된 범죄 자금 회수도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지난 2022년 경기 남양주에서 7인조 강도가 아파트에 침입해 피해자들을 폭행, 협박한 후 1억3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중품을 빼앗았다. 이 사건의 주범 3명은 필리핀으로 도망갔으나 경찰청은 올해 5월 범행 1년11개월 만에 이들을 필리핀 세부에서 붙잡았다.

태국 파타야 한국인 관광객 납치 살인사건 피의자가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10일 강제 송환됐다. (사진=경찰청)


경찰청은 올해 상반기(1~6월) 총 210명의 국외도피사범을 국내로 송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194명) 대비 12.9%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다.

특히 올해 2월부터 시행한 ‘주요 국외도피사범 집중관리 체계’를 통해 제도 시행 4개월 만에 핵심 등급 14명을 포함한 중요 도피사범 29명을 검거했다.

경찰청은 국외도피사범 중 죄질, 범죄피해 규모, 서민경제 보호 등 국정 과제, 검거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핵심 △중점 △일반 3개 등급으로 추적 대상을 구분했다.

최초로 집중관리 체계 제도 시행시 핵심 대상은 44명이었지만 수사관서의 요청과 결정적 추적단서가 발견된 대상자들을 추가 선별, 60명으로 확대해 추적해왔다.

경찰은 검거 외에도 경찰청은 해외로 유출된 범죄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경기 평택시 환전소에서 타지키스탄 국적의 남성 2인이 모의총기로 업주를 위협, 돈을 빼앗아 달아나다가 1명은 국내에서 검거하고 1명은 해외로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은 타지키스탄 경찰과의 국제공조로 공범 1명을 현지에서 검거해 현지에서 재판을 받도록 했으며 그 결과 올해 7월 2일 피해 금액의 일부를 국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지난 4월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표가 이메일 무역 사기에 속아 거래대금 2억 3000만 원을 피의자에게 송금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해당 사건 수사관서인 서울청 사이버수사대 요청에 따라 5월 인터폴 사무총국 등과 피해액 회수를 위한 공조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달 14일 인터폴 사무총국으로부터 피해액 중 일부인 8만달러가 동결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후, 현재 최종 환부를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찰청은 4개월간 시행한 ‘주요 국외도피사범 집중 관리체계’가 안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사관서와 경찰청(국제협력관), 외국 파견 경찰관 간 정보공유가 원활해졌다.

경찰청은 매주 검거 첩보 분석 회의를 해왔다. 이 회의에는 현장 수사관서, 국가수사본부, 국제공조담당관, 해외 경찰주재관 또는 코리안데스크가 참여하고, 필요시에는 외국 경찰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 분석 회의를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이렇게 쌓인 첩보들을 분석, 발전시켜 나가면서 검거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도피국인 베트남, 중국, 태국 및 필리핀 등 국가와 치안협력을 강화해왔다. 경찰청은 6월 인터폴 사무총국과 ‘아시아·태평양지역 도피사범 검거 작전’을 주최해 필리핀·캄보디아 등 12개국의 경찰을 서울로 초청, 검거 작전을 전개한 바 있다.

경찰은 상반기 성과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 ‘2기 집중관리 및 추적’에 돌입한다. 2기 집중관리 대상은 총 459명이다. 상반기 검거하지 못한 핵심 등급 피의자, 현장 수사관서가 요청한 피의자, 그리고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피의자 등으로 선정했다.

해외서 검거된 도피사범의 국내 송환에도 집중한다. 상반기 검거한 주요 도피사범 29명 중 국내 송환한 도피사범은 20명이며, 아직까지 송환되지 않은 9명 중 6명에 대해 현지 당국과 송환을 협의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악성사기 등 주요 민심침해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주요 국외도피사범에 대해 끝까지 추적, 검거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운다는 원칙하에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