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지금 집 사면 패가망신”…'폭락론' 믿고 매수 미뤄야 할까?

by강신우 기자
2021.03.23 11:00:05

거래량 줄고 급매 팔리자 ‘폭락론’ 고개
대치 은마 1.3억↓ 상계주공 7000만원↓
“폭락론은 섣불러 보합전환 가능성 커”
“무주택자라면 내 집 마련 언제든 해야”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금 집사면 패가망신합니다.”(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 누리꾼)

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 중심으로 ‘집값 폭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집 살 사람 다 샀다” “집값 대 폭락 기원한다” “보유세 못 버티고 하락하는 곳 속출할 것이다” 등 집값 하락에 무게를 싣는 게시글이 수두룩하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실거래가가 떨어진 아파트가 속속 나오자 이 같은 ‘집값 폭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서울아파트 매매변동률 동향을 보면 2월1주차(1일 기준) 0.10% 오른 집값은 이후 6주(2주차 0.09→ 3주차 0.08%→ 4주차 0.08% →3월1주차 0.07%→ 2주차 0.07%→ 3주차 0.06%) 연속 둔화했다. 거래량도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월 5744건, 2월 3568건, 3월 639건(22일 기준)으로 1분기 총 9951건으로 전년 1분기(1만9226건) 대비 큰 폭 줄었다.

실거래도 주춤한 분위기다.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에서도 1억원 가량 떨어진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지난 2일 23억20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24일 신고가 거래됐던 24억5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5차e편한세상(전용 158.2㎡) 아파트는 지난 3일 18억3000만원에 거래돼 1월20일 20억 원보다 1억7000만 원 낮은 값에 팔렸다.



강북에서도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전용45.9㎡) 아파트는 지난 12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월 초 실거래가인 6억1800만원보다 7000만원 가량 싸다. 강북구 미아동 에스케이북한산시티(전용 84.8㎡) 아파트는 2월15일 7억6700만 원에서 지난 6일 3700만원 낮은 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다만 당장 이 같은 매물가를 또 한 번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부동산업계 의견이다.

실제로 상계동 주공7단지에서는 현재 5억5000만원짜리 매물은 찾아볼 수 없다.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입주물’ 기준 7억원을 호가한다. 전세를 낀 물건도 6억 초반대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상계동 인근 M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현재는 5억5000만원에 매물을 구할 수없다”며 “실거래 등록이 한 달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전 팔린 것인데 지금은 입주물로는 7억원은 줘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일부 급락 매물만 놓고 ‘폭락론’을 말하는 것은 극단적이고 섣부른 판단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거래량 감소나 매도 중심시장으로 심리가 변화한 점, 그리고 상승폭 둔화 등으로 보면 지난 겨울만큼의 상승 추세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폭락까지 예상하기는 섣부르다”며 “6월까지는 거래량 등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하반기 보합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KB리브부동산의 매수우위지수는 3월 첫째 주 96.2로 올해 들어 처음 100 아래로 떨어진 후 둘째 주 90.3, 셋째 주 82.4로 3주 연속 100 미만을 보였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기면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지금은 세금 이슈 등으로 적극적으로 샀다 팔았다 할 시기는 아니다. 다주택자들은 올해 보유세 등을 일단 내 보고 구매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무주택자들은 기다린다고 해서 ‘폭락’ 수준으로 집값이 내려가지는 않는다. 지금이라도 집 장만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