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9.02.12 14:16:21
기존가입자 당장 불이익 없어
2년뒤 종합저축 공공·민영 청약가능
기존 가입자 통장 갈아타기 신중해야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통장 하나로 모든 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만능 청약통장이 나온다.
국토해양부는 12일 공공과 민영주택에 청약이 가능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1978년 도입된 청약통장은 현재 저축, 예·부금의 세 종류가 있다. 31년 만에 세 통장의 기능을 합친 통장이 신설되는 셈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기존 청약저축 기능에 민영주택 청약이 가능한 예·부금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2년간 일정금액을 납부하면 청약저축 1순위가 부여되고, 적립금액이 지역별 예치금액으로 인정될 경우 민영주택 청약시 1순위 자격이 부여된다.
예컨대 서울 거주자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할 경우 2년 동안 300만원을 납입하면 공공이 분양하는 전용 85㎡ 이하 공공주택이나 민간이 공급하는 동일 평형 주택에 1순위 청약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납입방식은 기존 청약저축과 마찬가지로 일정금액(2만~50만원)을 5000원 단위로 월 납입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예치식을 병행한다.
하지만 50만원씩 2년간 적립한다하더라도 인정받는 금액은 월 최대 10만원이다. 이는 기존 청약저축은 월 10만원 한도로 가입하고 있어, 2년 이상 경과한 1순위자 선정에서 납입총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순차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안정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청약저축 가입자는 공공이 짓는 중소형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만 청약할 수 있다. 청약부금은 중소형 민영주택, 청약예금은 예치금 액수에 따라 모든 민영주택의 청약이 가능하다. 공공이 짓더라도 전용면적 85㎡가 넘으면 청약예금 가입자의 몫이다.
사실상 주택수요자의 청약기회가 제한되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신설됨에 따라 청약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저축 가입액은 국민주택기금에 편입돼 중소형 주택의 건설 지원과 서민의 내 집 마련 융자 등에 쓰인다. 하지만 민영주택 청약용인 예·부금은 기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민주택기금은 최근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5조6000억원이던 기금 조성 목표액 가운데 22조원 남짓밖에 채우지 못했다. 올해 역시 목표액(24조원)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정부로선 감소하고 있는 국민주택기금 확충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재원 마련, 그리고 청약기회 확대를 위해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을 신설한 것이다.
새 통장이 나온다고 해도 기존 청약저축, 예·부금에 가입한 사람에게 불이익은 없다. 통장만 신설될 뿐 기존 청약저축 및 예·부금의 청약자격이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는 사람과 기존 통장 가입자가 동시에 경쟁할 경우 가입기간이나 순위에서 앞서는 기존 가입자가 아파트 당첨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 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1순위가 되면 사정이 다소 달라진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들은 공공이나 민영을 자유롭게 청약할 수 있게 된다. 기존 가입자보다 청약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이런 점을 이유로 기존 가입자 중 신설되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갈아타는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 신규로 가입할 경우 기존 통장의 가입기간, 금액을 모두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청약저축 가입자 중 납입기간이 길고 금액이 많은 사람이라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신규로 가입하기 보다는 보유 중인 청약저축 통장을 활용하는 방안은 모색하는 게 낫다. 청약 예·부금 가입자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신규로 통장을 개설하는 사람이라면 활용도가 높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낫다. 주택청약종합통장은 미성년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기존 통장이 만 20세 이상으로 제한한 것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이런 점에 비춰 일부에선 편법 증여 수단으로 이 통장이 사용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국토부는 20세 이하 가입자의 경우 불입횟수를 24회(최고 1200만원)까지만 인정하고, 20세 이후 청약을 허용키로 했다.
국토부는 내달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을 개정해 공포할 예정이다. 통장 개발을 위한 각 은행 및 금융결제원의 시스템 개발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올 4월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이 나올 것이라고 국토부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