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훈련병 얼차려 지시' 중대장 살인 혐의 고발

by이유림 기자
2024.06.12 12:30:59

김순환 서민위 총장 고발인 조사 전 기자회견
"훈련병에 가혹한 형벌…사망 가능성 인지할 수도"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박동현 수습기자] 시민단체가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한 중대장을 살인과 상해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사무총장은 12일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나와 기자회견을 열고 군 당국의 수사를 비판했다.

김 총장은 “문재인 정부 때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대 내 사망 사고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군은 관련 사안을 민간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우리의 수사 체계는 과거와 다름없이 본인들이 기초 수사를 진행하는 등 법령에 상당히 위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에서 전반적으로 수사한 뒤 피의자를 지목해야 하는데 군에서 일부 지목해서 내려오는 이 행태가 잘못됐다고 봐서 고발하게 됐다”며 “군은 수사권이 없고 경찰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위는 육군 제12보병사단장 조 모 소장, 제17보병여단장 이 모 대령, 성명불상의 제1대대(신병교육대)장을 직무유기, 범인도피 혐의로 고발했다. 육군수사단장 인 모 대령은 직권남용 혐의로, 훈련병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 강 모 대위는 살인과 상해치사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법조계에서는 살인 혐의 적용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김 총장은 “수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훈련병에게 벌칙을 줄 때 군장도 일반적인 군장을 줘야 하는데 이번에는 책, 아령 등을 넣은 걸로 안다”며 “가혹한 형벌이고 죽을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할 수 있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수사해서 강한 조치가 나와야 두 번 다시 규정에 어긋나는 가혹행위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꾸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병사는 군 지휘관을 불신할 테고, 북과 대치 중인 상황에서 비상시 군인들이 국민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