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하이닉스 주인찾기]⑥SKT-STX 승패 가를 변수

by박수익 기자
2011.07.08 16:42:35

SK 사회경제적 책임손실 vs STX 재무능력·신용도 불리

마켓in | 이 기사는 07월 08일 16시 4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매각은 2006년 대우건설(047040), 2010년 현대건설(000720) 입찰처럼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주식 관리 및 매각 준칙`이 적용되는 공공딜(public deal)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역시 기존 딜에서 적용됐던 ▲가격 ▲비가격 ▲감점항목 등이 기본 골격이 유지될 전망이다.

그동안의 기준을 감안하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SK텔레콤(017670)과 STX(011810)는 각각 강점과 단점이 비교적 뚜렷하게 갈린다. 우선 SK텔레콤의 경우 감점항목에 포함되는 `사회·경제적 손실책임` 부문에서는 다소 불리할 수도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가하는 SK텔레콤의 모회사는 SK(주)이지만, 그룹 총수는 최태원 회장이다. 대법원은 2008년 5월 1조5000억원대의 SK글로벌 분식회계와 워커힐호텔 주식 내부거래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으나, 최 회장은 같은 해 8월 사면됐다. 최근에는 검찰이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 중이다. 채권단이 사회경제적 책임 손실 항목에서 최 회장의 SK텔레콤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 행사 여부를 어떻게 반영할 지가 관심이다.

사회경제적 책임 손실 항목은 2006년 대우건설 매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가격부문에서는 두산이 금호아시아나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고, 비가격부문에서는 금호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적으로는 박빙이었다. 하지만 감점 항목인 사회경제적 책임손실(최대 10점 감점)에서는 금호가 -0.01점을 받은 반면 두산은 -10점을 받아 결국 고배를 마셨다. 당시 채권단은 두산이 2005년 재무제표 허위작성, 공시 위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것을 이유로 10점 감점처리했다. 

지난해 현대건설 딜에서는 -2점이 주어졌다. 다만 당시에는 사회경제적 손실책임이 다소 줄어든 대신 입찰의 특수성을 반영해 감점항목에 구(舊)사주 해당여부(-3점)가 추가됐었다.



STX는 비가격부분에서 자금조달계획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대표자와 투자자의 투자비중`면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STX가 고유자금이 아닌 외부투자 자금을 절반가량 유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비가격부분 중에서 경영능력을 심사하는 `입찰자의 재무능력`과 `신용도` 등에서도 SK텔레콤에 비해서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안정적)`인데 반해 STX는 `A-(안정적)`로 6단계나 차이가 난다. 재무능력과 신용도는 현대건설 딜에서는 총점 7점을 차지했을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채권단이 STX가 유치할 해외펀드 자금을 어떻게 심사에 반영할지도 관심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재무적투자자 성격이라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꾸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를 추진하는 STX가 제시할 경영계획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하이닉스 매각 방식은 채권단이 보유한 구주 15%와 함께 신주 인수가 결합된 구조다. 따라서 채권단의 지분을 가급적 많이 사가는 쪽이 유리한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양 측이 본입찰까지 완주한다면 각자에게 불리한 비가격적 요소를 만회하기 위한 가격싸움도 치열히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대한통운 딜에서 증명됐듯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가격은 비가격적 요소의 불리함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