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임주재 사장 "은행 외화조달 지원역할 하겠다"

by이준기 기자
2010.10.26 14:46:22

은행 커버드본드 발행 지원..새로운 외화자금창구 역할 할터
선풍적 인기 `U-보금자리론` 계기로 고정금리 대출시장 확대
`전세대란` 대출 지원 강화..월세보증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 인터뷰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취임 2년을 넘긴 임주재 주택금융공사(HF공사) 사장.지난 21일 서울 남대문로 본사 14층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임 사장은 가장 큰 성과로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유(u)-보금자리론` 출시를 꼽았다.

`u-보금자리론`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2조원이 넘는 대출 실적을 올린 HF공사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이다. 종전의 티(t)-보금자리론과 이(e)-보금자리론 보다 각각 40bp(1bp=0.01%포인트)와 20bp 낮은 금리 경쟁력을 갖추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임 사장은 "공사가 직접 사후관리 등을 담당하면서 은행에 한번만 지급하는 50bp의 취급수수료와 매년 지급하는 40bp의 사후관리비용 줄였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고정금리 상품인 `U-보금자리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판매처를 확대해 변동금리 상품이 90%를 차지하는 기형적인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시장을 바로잡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발행 관련 비용 등을 최대한 줄여 금리를 더욱 낮춰가겠다"며 "변동금리 대출의 최고금리보다는 낮고 최저금리보다는 높은 중간 정도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또 지난 7월 아시아 최초의 법제화 커버드본드(CB) 발행을 계기로 시중은행의 외화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은행권이 HF공사를 매개체로 구조화 CB를 발행할 수 있는 모범규준을 마련중이다.

다음은 임 사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한지 2년이 흘렀다. 그 동안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중 90%가 변동금리 일시상환대출인 상황에서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낮춘 `유(u)-보금자리론`을 출시한 것이다. 지난 6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1만7458명에게 2조44억원 규모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

- `U-보금자리론`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은행에 지급하던 50bp(1bp=0.01%포인트)의 취급수수료와 매년 지급하는 40bp의 사후관리비용 줄였다. 공사의 IT 수준이 높은 만큼 사후관리 등을 직접 담당하기로 한 것이다.

- `u-보금자리론`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려면 어떤 부분이 보강돼야 하나
▲앞으로 발행비용과 관련한 은행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부분도 알아볼 생각이다. 또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MBS(주택저당증권) 발행 때 주요 투자자들인 보험사, 연기금 등과 더불어 개인투자자들도 많이 끌어들일 계획이다.

- `u-보금자리론`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나. 판매처도 확대되는지
▲변동금리 대출의 최고금리보다는 낮고 최저금리보다는 높은 중간 정도가 되도록 할 것이다.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4%대에서 5%대 후반까지 범위를 보이고 있는데, 실제 최저금리를 받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부분이 5%에서 5%대 후반으로 대출을 받는다. 내년 6월20일 기업은행, 삼성생명과 판매처 계약이 끝나면 의향을 보이는 은행을 대상으로 판매처를 늘릴 계획이다. 은행들끼리 경쟁을 붙여 수수료를 깎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장기고정금리 주택대출이 확대돼야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7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중 변동금리일시상환이 평균 79%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이 하향 안정추세로 가게 되면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차입자들의 원금상환 부담이 높아질 것이다. 집값은 안 올라가고 원금상환 기일이 도래하게 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은행 스스로 장기 고정금리 주택대출 상품을 안파니까 공사가 (고객들을 장기 고정금리 주택대출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일차적 목표는 30%, 궁극적으로는 60% 정도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커져야 한다.

- 지난 7월 5억달러 규모의 법제화 커버드본드(CB)를 발행했는데, 의미는
▲이번 법제화 CB 발행은 아시아 최초로 이뤄진 것이다. 해외시장에서는 아시아에서 드디어 CB시장의 문이 열리는 기념비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은 거꾸로 외화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되는 입장이어서 CB발행의 필요성이 없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과거사례를 보더라도 해외자금이 일거에 언제 빠져나갈지 모른다. 따라서 CB라는 시스템을 확보해 두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될 것이다.

- 정부가 마련 중인 CB 모범규준은 어떤 내용인가. 공사의 역할은
▲CB에는 투자자의 이중상환청구권이 법률에 의해 보장되는 법제화 CB와 구조화를 통해 이중상환청구권을 확보하는 구조화 CB가 있다. 모범규준은 후자의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은행이 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담보로 해서 자기 명의로 CB를 발행하는 방법이다. 현재 외화조달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산업은행이 민영화되면 그 역할을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수출입은행 단독으로 조달하기는 벅차기 때문에 공사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 CB는 발행자 입장에서 만기가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는 기반이 될 수 있을지
▲은행 단독으로 맡겨놔선 힘들 것이다. 감독당국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경우 담보설정 비율 차단, 세제혜택 등 유도 정책을 써야한다.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집을 담보로 잡은 후 이자를 받고 어느 날 처리하는 전당포식 영업을 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간접 경험해봤기 때문에 이러한 영업 방식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요즘 `전세대란`이라고들 한다. 추가적인 지원방안이 있는지
▲저신용자 중 상대적으로 연체 가능성이 낮은 고객군을 보증승인등급으로 분류해 지금의 92~93%인 보증승인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가입 조건을 개선해 이용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세자금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일반 보증으로는 햇살론을 이용해도 10%대의 금리를 적용받지만, 이번 새 상품의 경우 5~6%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할 생각이다.

- 월세 보증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세금을 월세로 지불하는 등 방식이 바뀌면 당연히 신중하게 검토해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직 방안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대비해 나가겠다. 

- 주택연금 가입이 크게 늘고 있는 이유는
▲어르신들이 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노년에 자식들에게 손 내밀기 싫고, 생계비를 스스로 조달하겠다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또 집값이 하향 안정화 추세로 가자 하루라도 빨리 집값이 높을 때 좋은 조건을 가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한몫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100% 가량 늘어났지만 절대숫자로 봐선 아직 미흡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3년간 누적 규모가 4000세대이며, 올해에만 2000건 이상이 가입했다. 매년 배씩 늘려갈 것이다.

- 도로공사 등은 30년물 채권 발행했는데
▲공사는 장기물에 대한 수요 자체가 없다. 물론 초저금리 상태이기 때문에 장기 저리 자금을 조달하면 수익을 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금리가 하향 안정화된다고 보면 장기물 발행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불과 2년전 금융위기가 터졌을때 3년짜리 채권을 6%후반대에 발행을 했는데 지금은 3%대로 조달하고 있지 않나. 다만 중기적으로 볼 때 3~5년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고려해볼 수 있다.

- HF공사가 더 강화하거나 새롭게 진출한 분야가 있는지, 또 향후 리스크가 있다면
▲`u-보금자리론`의 금리를 낮춰 더 완벽하게 만들 생각이다. 전세보증도 친서민정책의 일환이 되도록 홍보에 주력할 것이다. 주택연금도 어르신들이 집만 있으면 생계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가장 리스키(risky)한 부분은 아무래도 주택연금인 것 같다. 현재 3900여가구에 5조6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했다. 만약 10배가 늘어 3만9000여가구가 가입하면 보증공급액도 56조로 불어나게 된다. 까닥 잘못하면 국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관리를 잘 해야 한다.

- 부동산을 포함한 경기전망은 어떻게 하고 있나
▲내년 우리나라 경기는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국제 경제의 경우 중국이 안정화된다고 하고, 다른 나라도 올해보다 나쁠 건 별로 없지 않느냐. 우리도 수출위주로 경제 운용을 하다보니까 심각하게 나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하향 안정화를 보일 것 같지만 내년에는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또 한 번의 파동이 있을 수 있다. 심리는 어느 순간 확 바뀐다.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



임주재 사장은 금융감독원 재직시절 신용감독부서 책임자로 기업 금융구조조정 업무를 성공적으로 담당하면서 신용리스크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인워크아웃제도를 도입해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은 장본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신용회복위원회를 창설한 장본인중 한명이기도 하다.

2008년 7월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취임한 직후 금융위기가 도래하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 맞교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 유동화를 실시한 것도 임 사장의 작품이다.

임 사장은 `변동금리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내놓은 보금자리론이 답보상태에 머물자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혼합한 유(u)-보금자리론을 출시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은행 수수료 절감 등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더욱 갖춘 u-보금자리론를 주택담보대출시장에서 정착시키는 그의 첫번째 포부이다.

또 소득이 없는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택연금도 가입 연령과 대출한도를 개선해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사장의 이러한 노력으로 말미암아 지난해 공공기관장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경북 안동(53년생) ▲계성고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세계경제최고전략과정 수료 ▲한국은행 인사과장, 감독기획과장 ▲은행감독원 검사1국, 신용감독국 부국장 ▲금융감독원 신용감독국, 총무국 부국장▲금감원 조사연구국 국장 ▲금감원 신용감독국 국장▲금감원 총무국 국장 ▲금감원 부원장보(총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