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장관의 `파격 인사`..세대교체 선봉은

by안승찬 기자
2010.02.17 16:04:06

23·24회서 26·27회 중심으로 `세대교체`
리더십 좋은 정재훈 부상..행시수석 우태희 약진
차관 인사여부 따라 1급 추가인사 예고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지경부 내부에서는 `충격`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사실 전임장관 시절부터 지경부에서는 23회와 24회를 중심으로 조직의 인사가 정체돼 왔었다. 현재 임채민 지경부 1차관과 김영학 2차관은 행시 24회지만, 이들보다 기수가 빠른 23회와 동기인 24회가 국실장급에 상당수 포진해 있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최 장관의 이번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밀려 있던 26회와 27회를 대대적으로 주력 국장으로 전진 배치해 조직에 활력을 넣어보겠다는 것이다.

임채민 1차관은 "세대교체를 통한 미래준비와 정책부서로서의 역량 강화가 이번 인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행시 23회인 이동근 무역투자실장과 24회인 윤영선 헬기사업단장, 신순식 충청체신청장 등이 용퇴를 결정한 데다 24회 국장급들이 대기발령 되면서 후배 기수인 행시 26회가 급부상했다.

기획조정실과 산업경제실 선임 국장 자리인 정책기획관과 산업경제정책관에 26회인 정순남 국장과 정재훈 국장이 각각 발령됐고, 에너지자원실의 선임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강남훈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도 26회다.

▲ 행시 26회의 정재훈 산업경제정책관(사진출처:아이뉴스24)
특히 정재훈 국장의 인사가 가장 눈에 띈다. 정 국장은 지난해 노후차 세제지원 등 굵직한 정책을 발표하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인물로, 최 장관에게도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장관이 평소 `선임 국장이 승진하는 조직 풍토를 만들겠다`는 소신을 강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승진 가능성도 있다.

강원 춘천 출신으로, 용문고와 성균관대 사회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고, 헬싱키대학 MBA 석사를 취득했다. 무역조사실장, 무역정책관 등의 보직을 거쳤고, 최장수 지경부 대변인을 맡아 대인관계도 원만하다.

시원시원하고 선이 굵은 스타일로 지경부 축구동호회 회장을 맡는 등 부처 내부에서도 리더십이 좋은 편이다.


행시 27회 중에서는 에너지절약추진단장에서 주력산업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긴 우태희 국장의 인사가 단연 돋보인다.



▲ 행시 27회인 우태희 주력산업정책관
주미한국대사관 상무관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7월 에너지절약추진단장으로 본부로 돌아온 우 국장은 7개월 만에 다시 주요 보직을 꿰찼다.

서울에서 태어나 배문고와 연세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행시에 수석으로 합격한 우 국장은 산업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1998년 미국 U.C.버클리대학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쓴 논문은 미국 국무장관으로 유명해진 콘돌리자 라이스 교수로부터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 국장은 일 처리가 깔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근 우 국장이 준비한 에너지절약 대책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에 본 보고서 중에서 가장 잘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통상협력정책관로 임명된 박청원 국장과 중소기업청에 나가있다 투자정책관으로 본부에 복귀한 변종립 국장, 정보통신산업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긴 정만기 국장 등도 모두 27회다.



23회와 24회가 퇴장하면서 앞으로 인사 폭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이동근 실장 자리가 비어 있어 조만간 추가적인 1급 인사가 불가피하다.

또 임채민 1차관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동선 청와대 지식경제 비서관이 행시 25회다.

만약 김 비서관이 지경부 1차관으로 임명되면 추가적인 1급 물갈이 인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1급 중에서 24회는 김경식 기획조정 실장과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김정관 에너지자원실장 등이 있다. 안현호 산업경제실장, 윤상직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조석 성장동력실장 등은 25회다.

다음 주 국장급 승진 인사도 예정돼 있다. 윗선에서 자리가 비면서 행시 28회~33회 고참 과장들의 국장급 승진 발령이 대기하고 있다. 정책과장 중심의 승진인사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