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의철 기자
2001.09.25 18:39:50
[edaily] 세번의 결혼식. 남자와 여자가 정식 부부로 인정받기 위해 세 번을 결혼했다. 오리온전기에 근무하는 박익훈 과장(36세)과 베트남 여인 뷔티밍후에가 그 주인공.
박익훈 과장과 그의 신부 뷔티밍후에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에서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은 3년간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는 아주 각별한 사랑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세 번 결혼해 마침내 정식 부부가 되는 특별한 결혼식이기도 했다.
오리온전기의 베트남 공장인 OHPT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박익훈 과장이 뷔티밍후에양을 만난 것은 지난 99년초. 뷔티밍후에양은 오리온전기 현지공장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고 박익훈과장은 신입사원 채용 담당이었다.
사랑을 키워오던 두사람은 그러나 6개월 만인 99년 7월 박 과장이 본사로 귀임하면서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때 두 사람을 연결해 준 것은 국제전화였다. 국제전화비만 한 달에 50여만원. 박 과장은 전화비를 마련하기 위해 좋아하던 술마저 끊어버렸다.
1년여 동안 국경을 넘어 사랑을 이어온 두 사람, 마침내 결혼을 약속하지만 연애기간보다 결혼 준비기간이 더 걸렸다. 베트남과 한국 두 나라 정부에 결혼을 허가받기까지 1년. 양가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1년….
그러다가 마침내 지난 9월13일 신부 고향에서 첫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베트남 관습에 따라 치러진 이 결혼식에서 두 사람은 하객 300여명에게 일일이 술을 대접하며 부부로 인정받았고, 신부 친지와 신랑 하객들을 위해 OHPT가 소재한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친지·동료들로부터 부부로서 인정받았다. 그리고 지난 20일 서울에서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리면서 마침내 두 나라의 친지가 모두 인정하는 정식 부부가 될 수 있었다.
신부 뷔밍티후에 양은 무역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베트남 대외무역대학을 졸업한 후, OHPT와 JAICA(일본업체) 베트남 지사 등에서 근무했으며 영어는 물론 일본어에도 능통한 재원이다.
오리온전기 관계자는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오리온전기 베트남 현지공장을 매개로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오래오래 사랑을 키워나가는 부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