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이미지 빌리는 패션업계…“IP잡아라”
by신수정 기자
2024.03.05 11:01:15
신규 브랜드 10개 중 4개가 라이선스 브랜드
브랜드 기존 인지도에 트렌디한 한국패션 성격 더해져
취향·가치관 따라 소비하는 ‘디토소비’도 영향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패션업계가 IP(Intellectual Property 사람·상품·콘텐츠 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라이선스 패션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친숙한 브랜드를 패션에 접목해 기존 브랜드의 스토리와 콘텐츠를 반영한 전략이 시장에서 통하면서 신규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 케이투코리아그룹은 감성캠핑 아이덴티티를 가진 노르디스크의 IP를 통해 패션 사업을 전개했다. (사진=노르디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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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연이은 IP 신규 브랜드 론칭으로 라이선스 비중은 2022년 하반기 31.4%에서 2024년 현재 42.3%까지 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소비했던 브랜드를 차용해 패션사업을 전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라 라이선스 브랜드 사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아웃도어 패션 분야다.
스노우피크는 캠핑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일본계 브랜드로 국내 캠핑족 사이에서도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다. 감성코퍼레이션은 2019년 스노우피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2020년 초 국내에서 캐주얼 아웃도어 의류를 선보였다. 2020년 론칭 첫해 매출 5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358억원, 지난해 971억 원으로 매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투코리아그룹은 감성캠핑 아이덴티티를 가진 노르디스크의 IP를 통해 패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 45개 매장 중 7개 매장에서 월 매출이 1억원을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밖에도 코웰패션의 BBC어스, 더네이쳐홀딩스의 브롬톤런던, 하이라이트브랜즈의 시에라디자인, 나자인의 ‘만다리나덕어패럴 트라이본즈의 밥캣, 두진양행의 록히드마틴 등이 꼽힌다.
골프분야에서도 라이선스 브랜드 사업이 활발하다. 더시에나라이프라는 리조트 브랜드 라이선스를, 캐주얼에서는 브룩클린뮤지엄이라는 미술관 IP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나왔다.
단기로 캐릭터 IP 라이선스를 활용해 진행하는 협업 상품의 반응도 뜨겁다. 휠라가 지난해 9월 내놓은 어린이 운동화 휠라꾸미×산리오캐릭터즈는 정식 출시 전 무신사키즈 선발매 3일 만에 완판됐고, 공식 출시 2주 만에 주요 사이즈는 매진됐다. 스파오는 작년 5월 내놓은 산리오 잠옷과 래시가드 매출로만 60억원을 올렸다.
패션업계가 해외 상표권 의류 브랜드로 활용하는 이유는 해당 브랜드가 갖고있는 브랜드 스토리와 문화적 기반과 감성이 MZ세대에게 주효해서다.
젊은 세대는 타 분야에서 익숙했던 브랜드명이 패션으로 소비되는 데 재미를 느낀다는 분석이다.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구매하는 ‘디토 소비’ 경향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브랜드가 패션으로 확장하는 라이선스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상징하는 패션 브랜드 MLB도 대표적이다. MLB 라이선스 사업을 전개하는 F&F(383220)는 지난해 연간으로 매출 1조9789억원, 영업이익 5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4%, 5.1% 증가했다. 이밖에도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BBC 얼스. 다큐멘터리 애호가의 주요 채널들이 국내 인기 패션 브랜드가 자리잡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의 색깔과 스토리가 견고해지기까지는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라이선스 패션 사업은 기존 브랜드의 후광효과로 신규브랜드보다 고객들에게 빠르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