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로 장염증·대장암 억제할 효과 찾아
by강민구 기자
2022.02.03 12:00:00
생명연, 시알산 합성 저해제로 치료제 개발 실마리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타미플루’로 잘 알려진 시알산 합성 저해제의 장 염증, 염증성 대장암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장 염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제시한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이정수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박사팀과 류충민 감염병연구센터 박사팀이 시알산 합성 저해제가 유해균의 증식을 막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으로 인한 염증성 대장암의 발생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 이정수 박사(왼쪽)와 류충민 박사(오른쪽).(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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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3은 세포의 이상증식을 막고, 암세포가 죽게 유도하는 유전자로 항암 유전자로도 불린다. 이 유전자가 분열, 성장, 소멸을 반복하지 못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비정상적으로 분열만을 반복해 암세포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 내 만성 염증을 유도하고, 장 상피 세포를 손상시켜 초기 대장암 발병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장 염증과 대장암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으로도 발생한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불균형 상태가 되면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간접적으로 대장암을 촉진한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쉬 동물모델을 이용해 p53 돌연변이가 장 염증을 동반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늘려 염증성 대장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시알산 분해효소 저해제인 오셀타미비르를 이용해 장내 시알산 농도를 조절했다. 그 결과, 에로모나스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장내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수 박사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으로 장 염증과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고, 시알산 대사를 조절해 이를 통제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새로 찾은 시알산 분해 효소 저해제의 기능으로 염증성 대장암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지난 달 6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