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14.12.04 12:00:41
여야, ''포스트 예산정국'' 각자 메가톤급 주장 펼쳐
다만 상대 주장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 안내놓아
[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면 안되니까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숙명적인 문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올해 안에 반드시 소위 ‘4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국정조사를 실시하도록 결론을 내야 한다. (‘정윤회 문건’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4일 오전 국회에서 동시에 열린 여야 각 당의 아침회의. ‘포스트 예산정국’과 동시에 여야 각자의 논의 테이블에는 ‘빅딜급’ 초대형 이슈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야당은 4자방·정윤회 국조를 두고 각각 연내 처리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런데 여야 모두 상대의 주장에 대한 답은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여의도 정가의 긴장도는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공개발언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노무현정부 시절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도 연금개혁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면서 “새정치연합은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개혁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미룰 수 없는 공무원연금 문제에 대해 여야간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약 30분후 열린 새정치연합의 정책조정회의에서는 공무원연금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자는 의견 외에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대신 ‘4자방’ ‘정윤회’ 얘기는 줄줄이 나왔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4자방 국조에 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선들의 국정농단이 국기문란”이라면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지 국민들이 의문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도 답이 없긴 마찬가지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4자방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발언이 없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전직 비서들이 근거없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바람에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면서도 “이건 제 이야기다. 당 입장은 모르겠다”고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4자방·정윤회 국조 등은 짧은 시간 안에 결정하기 힘든 메가톤급 이슈로 평가된다. 여야가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대도 시간은 걸릴 수 밖에 없고, 지금처럼 논의에 진척이 없다면 조속 처리는 난망하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올해 여야간 세월호 협상만 해도 특별법 제정에 수개월이 걸렸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이같은 초대형 이슈들을 어떤 식으로 연계하느냐에 따라 다른 쟁점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