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정보공개청구 내용 요약하고 처리 방향까지 제시한다

by이연호 기자
2024.01.29 12:00:00

행안부, ''AI기반 정보공개 민원 처리 지원 모델'' 개발
장문의 정보공개 청구 내용 3분의 1로 요약…과거 유사 처리 내역도 자동 추출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인공지능(AI)이 장문의 정보공개 청구 내용을 짧게 요약하고, 과거 유사 처리 내역도 자동으로 찾아 처리 방향을 제시하는 업무 지원 모델이 개발돼 행정 현장에 활용된다. 정보공개 민원 응대에 대한 행정 부담을 줄여 민원인에게 더 빠른 응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는 날로 증가하는 정보공개 청구를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AI기반 정보공개 민원 처리 지원 모델’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정보공개 민원 처리 업무’는 전 부처와 지자체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표적인 공통행정 중 하나로, 인허가 민원과 같이 법적 요건에 대한 세밀한 검토 등 담당자에 의한 판단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정부와 지자체 대상 정보공개 청구는 약 182만 건으로 2017년 86만 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보공개 민원 처리 지원을 위한 모델 개발 필요성에 대해 그간 상당수 지자체에서 의견을 제시했고, 행안부는 현장 의견 등을 토대로 지난해 8월부터 전 정부 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AI 기반 모델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개발된 모델은 기존에 개발된 민간 언어모델(LLM)을 행정에 응용한 것으로 민원 내용을 3분의 1 분량으로 자동 요약함으로써 공무원들이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요약된 내용의 문맥을 토대로 과거 유사 처리 내역도 자동으로 추출해 제공해 준다.



장문의 민원 내용을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담당자가 일일이 검색하지 않아도 자동 추출된 과거 민원 처리 내역과 관련 법령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처리 시간과 노력도 줄일 수 있다. 또 기존 정보공개 청구 내역도 종합적으로 분석해 주제별로 그룹화함으로써 국민이 자주 찾는 정보공개 청구 분야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국민이 자주 찾는 정보공개 내용은 사전에 정보를 개방함으로써 국민의 정보 수요를 충족시키고 행정 내부의 업무 처리 부담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부터 약 6개월 간 진행된 ‘AI 기반 정보공개 민원 처리 지원 모델’ 개발에는 행정안전부 통합데이터분석센터, 서울시 서초구와 양천구, 경기도 여주시가 함께 참여했다. 3개 지자체를 통해 확보된 정보공개 청구 민원 데이터 약 4만3000 건을 활용했고, 실제 지자체별 민원 담당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모델의 세부 기능들을 설계했다. 정보공개 민원 처리를 담당하는 부처와 지자체 담당자들이 기관 구분 없이 손쉽게 업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 과정도 마쳤다.

개발된 모델은 ‘범정부 데이터 분석시스템’에 탑재되며, 이달 말부터 모든 행정 기관이 활용할 수 있다. 행안부는 사용자들이 쉽게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과 예제를 제공하며, 별도의 교육용 동영상도 제작해 다음달 중 나라배움터에 등재할 예정이다. 또 표준분석모델 콜센터를 통해 일대일 사용법도 지원한다. 이달 말부터 약 한 달 간 시범 운영을 통해 현장 사용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모델 보완 과정을 거쳐, 3월부터는 더욱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준희 행안부 공공데이터국장은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민원 처리 효율화는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정부 공통 업무 분야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도를 지속함으로써 정부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